인재육성·비전 제시·실천력 등
100년 이론 관통 5원칙 제시
책 ‘리더십 코드’
데이브 얼리치 외|김영기 옮김|244쪽|나남
[이브닝신문/OSEN=오현주 기자] 조직의 수장 10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그들에게 질문이 던져졌다. “당신 조직에서 앞으로 훌륭한 인재가 될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까?” 8명이 자신 있게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 8명에게 다시 물었다. “잠재력 있는 미래 사람들을 당신 조직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체계화된 매뉴얼이 있습니까?” 대답은 궁색해졌다.
잘 나가는 기업의 CEO들을 모아둔 세미나에서 흔히 벌어지는 풍경이다. 리더라면 누가 훌륭한 구성원이 될지 감은 잡을 수 있다. 문제는 다음이다. 인재를 다루는 데 적용해야 하는 안목과 체계를 갖춘 리더는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감으로만 끝낼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 리더의 고충과 의무를 동시에 들여다볼 수 있는 장면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 역시 리더가 지녀야 할 여러 요소 중 한 부분일 뿐이다. 그렇다면 이 모두를 짊어져야 할 리더는 누구인가. 타고 나는가 아니면 만들어지는가.
이 해답을 얻기 위해 책은 100년에 걸쳐 쌓여온 리더십 분야의 전통과 역사를 헤쳐 놓고 다시 추렸다. 수백만 가지에 달하는 서로 다른 리더십 이론을 일관성 있는 하나의 틀이나 법칙으로 종합하기 위해서라고 밝혀뒀다. 공통분모는 효과적인 리더십으로 세웠다. 기업과 산업, 국가를 불문하고 적용되는 다양한 리더십 이론을 관통하는 기본법칙을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이 과정에서 다섯 가지 리더십 코드가 뽑혔다. 좋은 리더를 가늠하는 잣대인 동시에 리더들이 따라해야 할 원칙이기도 하다.
우선 ‘미래를 디자인하는’ 전략적 역할을 지녀야 한다. 가능성의 영역을 그려내고 제시하는 능력이다. ‘일이 되게 하는’ 실행가의 면모도 필요하다. 결단해야 할 일과 위임해야 할 일을 구분해야 한다. ‘구성원들을 몰입하게 하는’ 인재관리자의 역할과 ‘다음 세대 인재를 육성하는’ 인적자본개발가로서의 역할도 갖춰야 한다. ‘개인역량을 높이는’ 일은 자신을 정확히 아는 통찰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다섯 가지 코드는 상호보완적이라는 점을 분명히 해뒀다. 한 가지 특정 요소에 매몰돼 다른 가치나 자질을 외면하지 말라는 뜻이다.
현직 LG전자 부사장이 번역을 해 관심을 끌고 있다. “사업의 성장은 결국 인재의 성장 없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깨달았다”는 고백을 옮긴이 서문에 썼다. 그 인재발굴을 포함한 코드가 마치 사람이 타고난 유전자 코드처럼 리더가 갖춰야 할 핵심 원칙으로 와 닿았다고 토로했다.
우스갯소리로 두목은 ‘가라’고 말하지만 리더는 ‘가자’라고 말한다고 한다. 구성원들 속에 자신을 어떻게 위치지우냐를 구분하는 척도로 이해할 수 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말도 있다. 리더가 품어야 할 덕목과 책임은 남달라야 한다는 의미다. 자신이 어느 자리에 있는지도 잘 간파가 안 되는 두목들, 자질은 뒷전이고 그저 리더가 되겠다고만 아우성치는 이들에게 한 번 읽혀봄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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