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완 에이스 구도에 도전장을 내미는 시원한 사자후였다. 삼성 라이온즈가 선발 차우찬의 무실점 쾌투를 앞세워 두산 베어스의 6연승을 막았다.
삼성은 27일 잠실구장서 벌어진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두산전서 7이닝 무실점으로 쾌투를 펼친 선발 차우찬을 앞세워 11-0으로 대승했다. 삼성은 이날 승리로 시즌 전적 11승 9패(3위, 27일 현재)를 기록하며 2위(12승 1무 6패) 두산을 두 경기 차로 추격했다.

반면 최근 5연승을 달리던 두산은 타선 침묵 속에 영봉패를 당했다. 이미 지난 4일 LG전과 10일 KIA전서 영봉패를 당한 두산은 팀을 달리해 세 번째 영봉패를 기록하는 굴욕을 맛보며 화력이 좋은 팀이라는 이미지에 먹칠을 했다.
1회초 삼성은 박한이의 좌전 안타와 박석민의 우전 안타, 최형우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찬스를 맞았다. 후속 타자 라이언 가코의 타구는 상대 선발 김선우 앞으로 흐르는 땅볼이 되었다. 3루로 뛰던 박한이를 손쉽게 잡을 수 있던 타구.
그러나 김선우는 이를 더듬으며 박한이의 득점을 막지 못했다. 가코의 출루를 막기는 했지만 1-0 삼성이 선취점을 뽑는 순간이었다. 2회말 두산은 양의지의 좌익수 방면 안타와 이원석의 땅볼성 타구 때 유격수 김상수의 실책과 베이스를 비워놓은 양 팀 키스톤 콤비의 실수를 틈 탄 이원석의 추가 진루로 2사 2,3루 찬스를 잡았다.
후속 타자 임재철의 기회. 임재철은 볼카운트 2-2에서 차우찬의 다소 높은 공을 그대로 받아쳤으나 이는 중견수 이영욱의 글러브로 빨려드는 뜬공이 되었다. 3회 두산은 김현수-김동주-최준석의 연속 볼넷 출루로 2사 만루 찬스를 잡았으나 양의지의 잘 맞은 타구가 유격수 김상수 정면으로 향하는 불운을 맛보았다.
두산이 연속된 찬스를 놓치는 과정에서 삼성은 5회초 이영욱의 좌전 안타와 박한이의 우익수 방면 2루타, 박석민의 볼넷으로 1사 만루 절호의 찬스를 잡았다. 뒤를 이은 최형우 타석서 김선우의 스플리터가 폭투가 되며 이영욱이 홈을 밟았다. 2-0으로 삼성이 달아나는 동시에 분위기를 이끄는 순간.
그러나 최형우의 삼진 이후 가코도 우익수 뜬공으로 공수교대를 맞이하고 말았다. 대량득점 기회서 더 달아날 기회를 놓친 삼성. 다시 오지 않을 것 같던 삼성의 기회는 두산 타선이 차우찬에게 봉쇄당함에 따라 다시 찾아왔다.
7회초 선두타자 김상수의 볼넷 이후 두산은 선발 요원 김성배를 내리고 좌완 이혜천을 마운드로 올렸다. 그러나 이혜천은 폭투 이후 이영욱을 볼넷으로 내보낸 데 이어 박한이의 번트에 1루 대신 3루로 송구하는 악수를 두며 무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여기서 박석민을 상대로 나온 결정적인 폭투. 주자 두 명이 홈을 밟으며 4-0을 만든 삼성은 박석민의 좌익수 키를 넘는 1타점 2루타로 5-0까지 달아났다. 두산의 추격의지가 완전히 짓밟힌 7회초였다. 가코까지 배트 컨트롤을 이용한 1타점 우중간 안타를 작렬하며 삼성은 분위기를 완전히 장악했다. 8회 이영욱의 우월 스리런과 9회 강명구의 우월 솔로포, 박한이의 1타점 우전 안타는 다음 경기까지 분위기를 타는 호쾌한 신호탄이었다.
삼성 선발 차우찬은 최고 146km의 직구와 슬라이더-커브-체인지업을 조합, 두산 타선을 7이닝 동안 산발 5안타로 묶으며 시즌 3승(무패)째를 수확했다. 특히 움직임이 좋은 커브를 1스트라이크 이후 적극 활용하는 모습은 굉장히 좋았다. 위기관리능력 또한 좌완 에이스로 놓기 충분했다. 톱타자 이영욱은 쐐기 스리런 포함 3안타 3타점으로 두산 투수진을 두들겼다.
반면 두산 선발 김선우는 5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한 불운 속 2패(2승)째를 떠안았다. 타선 빈공 속 7회초 두산 투수진은 이혜천(2개)과 김상현이 세 개의 폭투를 저지르며 한 이닝 단일팀 투수진 최다 폭투 최다 타이 기록(3개)의 오명을 썼다. 합작해 한 이닝 최다 폭투를 기록한 것은 이날 두산이 최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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