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2선발로 자리매김하나.
한화 2년차 우완 투수 안승민(20)이 확실한 선발로 연착륙하고 있다. 안승민은 지난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6이닝 7피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퀄리티 스타트했다.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패전투수가 됐지만 지난 19일 대전 롯데전 6이닝 4피안타 1볼넷 8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한데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작성했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3.13. 한화 팀 내에서 가장 좋으며 리그 전체로 넓혀도 9위에 해당한다.
지난해 공주고를 졸업하고 3라운드 전체 20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안승민은 올해로 2년차가 된 어린 투수. 지난해 25경기에서 4승4패 평균자책점 5.43으로 가능성을 보였고 올해 선발진에 진입하는데 성공했다. 올해 4차례 선발 등판에서 모두 5이닝 이상 던질 정도로 쉽게 무너지지 않고 있다. 최근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로 안정감을 심어주고 있다. 류현진에 이어 실질적인 2선발로 자리 잡았다.

안승민의 최대 강점은 정교한 제구력. 9이닝당 볼넷이 평균 2.35개밖에 되지 않는다.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가운데 8번째로 좋은 수치다. 우타자 몸쪽으로 과감하게 찔러넣을 수 있는 컨트롤이 위력적이다. 안승민은 "스피드는 신경 쓰지 않는다. 투수는 무조건 제구가 좋아야 한다"고 말한다. 코칭스태프에서도 안승민의 컨트롤에 높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두둑한 배짱으로 몸쪽 승부를 할 수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여기에 지난해와 달라진 부분이 있다. 바로 탈삼진의 증가가 그 대목이다. 지난해 안승민은 63이닝 동안 탈삼진을 28개를 잡는데 그쳤다. 9이낭당 탈삼진이 3.99개에 불과했는데 올해는 23이닝에서 무려 21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9이닝으로 환산할 경우 평균 8.22개. 위닝샷이 부족했는데 지난 겨울에 반포크볼을 연마하며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늘었다. 안승민도 "반포크볼이 효과를 보는 것 같다"고 만족해 했다.
그러나 안승민은 좋은 피칭에도 불구하고 첫 경기 이후 좀처럼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는다. "야구를 하다 보면 이런저런 일들이 있을 수 있다. 신경 쓰지 않고 내 피칭에만 전념하겠다"는 것이 안승민의 말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안승민의 강심장을 확인할 수 있는 대목. 코칭스태프는 그런 안승민에 대해 "기특한 선수"라며 애정어린 눈길을 보낸다.
최근 안승민은 백내장 판정을 받은 것이 밝혀졌다. 어린 시절 나뭇가지에 왼쪽 눈을 찔려 좌우 시력에 편차가 크다. 하지만 안경을 쓰고 마운드에서 씩씩하게 공을 던지고 있다. 그는 "생활하는 데에도 투구하는 데에도 별 지장이 없다. 남들이 걱정을 하지만 전혀 문제없다"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어린 시절부터 곡절을 겪은 그에게 지금의 시련 아닌 시련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한화 제2선발 안승민의 시대가 밝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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