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날의 검' 페르난도, 직구 볼 끝-적응력 변수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4.28 10: 07

한국 타자들의 수준을 알려줄 수 있는 투수의 입단이다. 두산 베어스가 새 외국인 투수로 직구-슬라이더 투 피치 스타일의 페르난도 니에베(29. 등록명 페르난도)를 영입했다.
 
두산은 27일 오후 페르난도와 총액 30만 달러(계약금 2만5000달러, 연봉 27만5000달러)에 계약을 맺었다. 페르난도는 2006년 휴스턴 애스트로스 소속으로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메이저리그 통산 99경기(선발 19경기)에 등판해 8승 11패 평균자책점 4.61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뉴욕 메츠에서 40경기(선발 1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6.00의 성적을 올렸다. 2009년 8경기(선발 7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2.96으로 메이저리그 데뷔 이래 가장 좋은 활약을 펼쳤던 페르난도는 그해 7월 20일(한국시간) 애틀랜타전서 투수 앞 땅볼을 때려내고 1루를 밟는 과정에서 허벅지 부상을 입고 시즌 아웃된 바 있다.
 
2009년의 모습이라면 만족할 만 하지만 그는 부상 이후로 미묘하게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2009시즌 피안타율 36⅔이닝을 던지며 2할6푼3리의 피안타율과 땅볼/뜬공 비율 1.02를 기록했던 페르난도는 지난 시즌 42이닝 2할3푼4리의 피안타율을 기록했으나 땅볼/뜬공 비율은 0.89였다. 수가 읽히며 멀리 맞아나가는 공이 많아졌다는 반증이다.
 
특히 가장 최근 모습을 보면 불안감이 스며든다. 비시즌 박찬호(오릭스)와 계약하지 않은 피츠버그와 계약을 맺은 페르난도는 지난 3월 계약을 해지한 뒤 휴스턴과 계약해 트리플 A 오클라호마시티 레드 호크스서 3경기에 뛰었으나 1승 2패 평균자책점 7.63에 피안타율 3할8푼 땅볼/뜬공 비율 0.42를 기록했다. 타자 지향적인 퍼시픽코스트리그서 고전한 페르난도다.
 
페르난도의 장점은 묵직한 볼끝과 브래드 릿지(필라델피아)와 유사한 떨어지는 슬라이더. 그러나 체인지업, 커브 등 완급조절형 변화구 옵션이 좋은 편이 아님은 단점으로 꼽힌다. 김경문 감독은 페르난도의 단점을 염려하기보다 씩씩하게 던지는 투구 스타일을 주목했다.
 
"결정구 2개 정도는 확실한 것 같다. 괜히 보여주는 공을 남발하면서 투구수를 소모하기보다 자신이 믿는 공을 씩씩하게 뿌리는 투수가 더 좋다고 생각한다. 후보 중에서는 가장 경력이 괜찮기도 했고".
 
사실 2007년 두산 소속으로 22승을 올린 동시에 MVP 타이틀-골든글러브를 석권한 다니엘 리오스(전 야쿠르트) 또한 체인지업 등 변화구 옵션이 다양한 투수는 아니었다. 다만 리오스는 묵직한 직구와 큰 구속 차이가 없는 매력적인 역회전볼을 지닌 동시에 투구 템포도 빠른 편이었기 때문에 한국 무대서 6년 간 90승을 올린 성공한 외국인 투수로 기억되었다.
 
페르난도 또한 몸이 건강할 때는 최고 95~6마일의 직구와 타자를 현혹시킬 수 있는 슬라이더로 위력을 떨쳤다. 그러나 변수는 당시의 구위가 현재도 남아있느냐다. 아무리 움직임이 좋은 슬라이더라도 기본적인 직구 구위가 형편없다면 통타당할 수 있는 공이다.
 
기량은 물론 팀 적응력도 엄청난 변수다. 페르난도의 전임자인 라몬 라미레즈는 본인이 비시즌서 힘을 소진하고 데드 암(Dead Arm) 상태로 입단했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그는 영어를 제대로 하지 못해 더스틴 니퍼트 외에는 다른 선수들과의 소통이 원활치 않았다. 한국 생활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했던 라미레즈의 전철을 밟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건강한 몸 상태에서 본연의 구위를 보여준다면 그도 성공 가능성은 분명히 있다. 그러나 비디오 영상과는 동떨어진 구위로 마운드에 오른다면 페르난도 또한 타자들의 먹잇감이 될 수 있다. 간절한 우승 바람의 커다란 퍼즐이 될 페르난도인만큼 그의 활약 여부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사진> milb.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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