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스포츠 기둥 '황제' 임요환(31, 슬레이어스)이 변화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됐다. 코드S 재진입을 꿈꾸던 임요환은 지난 27일 코드A 16강 경기서 0-2 완패를 당하며 승격강등전에 필요한 8강 경쟁에서 탈락했다.
28일 현재 2011년 성적을 보면 3승 8패를 기록 중이고, GSL 코드S 시즌1 32강 이후에는 계속 내리막이다. 이 정도면 이제는 기적이 일어나지 않으면 기사회생이 어려울 정도로 슬럼프가 길어지고 있다. 코드S에 어울리는 선수라는 평가보다는 이제는 코드A 유지가 힘들어 보일 정도로 성적이 좋지 않다.
스타일 변화의 실패가 임요환 부진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임요환은 소수 병력 운용과 기막힌 발상으로 인한 세밀한 초반 전략의 대가다. 문제는 스타크래프트2가 스타크래프트1과 달리 빌드가 갈릴 경우 기본기를 더욱 강조한다는 점. 전략이 통할 경우 확실하게 승리로 연결되지만 통하지 않을 경우 패배로 직결된다고 볼 정도로 스타크래프트2에서 전략은 분명 양날의 검이다. 전략적인 플레이를 중시하는 임요환에게는 그만큼 뼈아픈 대목이다.

사실 이번 코드A 시작을 앞두고 전문가들과 팬들은 임요환의 부활에 많은 기대를 걸었다. 두 번째 단체전인 GSTL에서 출전을 자제할 정도로 페이스를 끌어올리기에 열중했고, 해외 대회서 좋은 모습을 보였던 임요환에게 코드S 재진입의 청사진을 기대했었다. 그러나 정작 코드A 시작 이후 임요환은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코드S 진출을 위한 승격강등전 진출은 고사하고 다음 시즌도 코드A에서 출발하는 처지가 됐다.
역설적이지만 최악의 성적으로 인해 임요환은 스타일 변화라는 명분을 얻게 됐다. 한 전문가는 "더 이상 전략적인 플레이만을 고집하기 보다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전술적인 변화를 선택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을 했다.
이어 그는 "스타크래프트1과 달리 아직 스타크래프트2는 종족 불균형이 심하다고 할 수 있다. 경기의 승패를 좌우하는 유닛의 능력이 패치때 마다 달라지기 때문에 전략에 의존하다 보면 패치때마다 전략이 흔들리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결과적으로 그에게 필요한 답은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경기력의 보완"이라고 말했다.
힘겨운 2011년을 보내는 임요환. 앞으로 순조로운 거취를 위해서 그가 어떤 선택을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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