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 모독' 얼간이 코치의 뒤늦은 참회
OSEN 손건영 기자
발행 2011.04.29 02: 44

[OSEN=손건영 미국통신원] 한 세기가 훨씬 넘는 유구한 역사를 지닌 메이저리그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온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가장 적합한 스포츠로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2000년대에 들어 추악한 약물 복용 스캔들로 오점을 남기더니, 최근에는 한 얼간이 코치의 무례한 행동과 망언이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1980년대와 90년대에 걸쳐 불펜투수로 명성을 날렸고, 2005년부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의 투수코치를 지내고 있는 로저 맥도웰은 28일(한국시간) "지난 24일 샌프란시스코 팬들에게 무례한 행동을 한 점에 대해 참회한다"고 발표했다.
 
과연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캘리포니아 중부지역에 위치한 프레즈노에 사는 저스틴 퀸(33)은 아내와 두 쌍둥이 딸들과 함께 AT&T 파크를 찾았다.
 
경기 시작 시간보다 훨씬 일찍 구장에 도착한 퀸은 두 딸과 함께 그라운드 가까운 곳으로 내려가 몸을 풀고 있는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관찰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퀸은 화들짝 놀라고 말았다.
 
브레이브스의 맥도웰 코치가 3명의 관중들을 향해 "당신들 호모인 것 같은데, 셋이 함께 즐기는 거 아냐"라고 소리지르는 것이 아닌가. 뿐만 아니라 맥도웰 코치는 자신의 엉덩이를 흔들며 야구 방망이를 이용해 성행위를 암시하는 동작까지 곁들였다.
 
이에 격분한 퀸은 "어린 아이들이 있으니 입 조심하라"고 화를 냈다.
 
그러자 맥도웰 코치는 야구 방망이를 들고 퀸에게 다가와 "야구장은 어린애들이 있어야 할 곳이 아니다. 당신 치아를 모두 부숴버리는 데 얼마면 될까"라며 협박을 했다.
 
"어린 딸들이 놀라서 나를 꼭 끌어 안았다"는 퀸은 맥도웰 코치에게 "진정하라. 아이들이 놀라 두려워하며 소리 지르는 것이 보이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이같은 장면을 목격한 팬들은 맥도웰 코치를 향해 야유를 보내기 시작했고, 그제서야 맥도웰 코치는 자리를 떠났다.
 
화를 억누르지 목한 퀸은 자이언츠 구단에 항의를 한 뒤 경찰까지 불렀고, 메이저리그 버드 셀릭 커미셔너에게 진정서를 보냈다.
 
이 사건에 알려지자 게이와 레스비언 단체들은 "당장 맥도웰 코치에게 중징계를 내리라"며 "프로스포츠 경기는 온 가족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 언어 폭력과 저질스런 행동에 어린 자녀들이 노출되어서는 안된다"고 성명을 발표했다.
 
진정서를 접수한 후 진상조사에 나선 셀릭 커미셔너와 브레이브스 구단은 "아직 관련 자료가 다 수집되지 않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일이 발생했다는 것 자체가 매우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팬을 모욕하는 언행으로 구설에 오른 맥도웰 코치가 공식적으로 사과의 뜻을 밝히기는 했지만 엎지러진 물을 되담기는 결코 쉽지 않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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