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수'가 향방 쥔 SK-두산 3연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4.29 10: 22

2000년대 말부터 그들은 순위에 상관없이 치열한 경기를 펼쳤고 이번에도 불꽃 튀는 접전이 예상된다. 선두(15승 5패) SK 와이번스와 2경기 반 차 2위(12승 1무 7패) 두산 베어스의 4월 29일~5월 1일 3연전 이야기다.
 
SK와 두산은 인천 문학구장에서 시즌 첫 3연전을 치른다. 3연승을 달리고 있는 SK는 이 3연전을 통해 선두 위치를 굳건히 할 태세다. 반면 두산은 2경기 반 차이를 좁히는 동시에 여차하면 뛰어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 변수에 향방 갈린 지난 4시즌
 
2007년 한국시리즈서부터 그들은 치열하게 맞붙었다. 포스트시즌서 맞붙지 않았던 2010년을 제외하고 SK는 첫 경기를 내준 뒤 역스윕에 성공하는 모습으로 상대를 허탈하게 했다. 2007년 한국시리즈 4차전서는 최고 외국인 투수 다니엘 리오스를 상대로 당시 신인이던 김광현이 7⅓이닝 무실점 선발승을 거두며 SK 우승을 향한 큰 걸음을 내딛은 것은 유명하다. 이 경기 이후 김광현은 국내 최고 좌완 중 한 명으로 우뚝 섰다.
 
2008년 한국시리즈서는 3차전 두산 선발 이혜천을 구원한 이재우가 최정에게 결승 투런을 내준 동시에 타격왕 김현수가 상대 시프트를 뚫지 못하며 분위기가 SK 쪽으로 쏠렸다. 2009년 플레이오프서는 두산이 2연승에 성공했으나 3차전 연장 11회 박재상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우익수 정수빈이 잡지 못하며 분위기가 일순간 바뀌었다.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역스윕이 일어나면서 두산은 절호의 기회를 놓쳤고 SK는 이를 틈 타 두산을 누르고 2번의 우승과 1번의 준우승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포스트시즌서 맞붙지는 못했지만 결정적이던 순간이 있다.
 
지난해 5월 16일 문학구장. 7회초까지 선발 김선우의 1실점 호투 속 승리를 거두는 듯 했던 두산은 7회 선발 에이스 켈빈 히메네스(라쿠텐)의 계투 투입 카드를 꺼냈다. 결과가 좋았더라면 다음 번 선발에게 불펜 투구 같은 효과를 주고 계투 소모를 아끼는 한 수가 될 뻔 했으나 현실은 달랐다.
 
정근우에게 볼넷을 내주며 불안감을 비췄던 히메네스는 결국 김재현에게 우월 역전 결승 스리런을 내주며 무너졌다. 당시 이겼더라면 선두 SK를 두 경기 차까지 압박할 수 있던 두산은 이를 기점으로 하강세를 그렸고 결국 3위로 시즌을 마쳤다. 지난 4년 그들의 맞대결에는 결정적인 변수가 언제나 존재했다.
▲ SK-박진만 사구 여파, 두산-베일에 싸인 유망주 
올해도 마찬가지. SK는 베테랑 유격수 박진만이 지난 28일 광주 KIA전서 서재응의 투구에 머리를 맞는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검진 결과 이상이 없다고는 하지만 머리를 향한 투구는 생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인지라 그 이후의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2009시즌 도중 SK 좌완 고효준의 투구에 머리를 맞았던 두산 유격수 손시헌은 머리를 향한 투구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단순한 몸에 맞는 볼이 아니라 검진에 이상이 없더라도 조정 감각이 한순간에 흐트러져 버리니까요. 맞고 나서도 정말 적응하기가 힘들었습니다. 당장 이상이 없다고 해도 그 다음 어떻게 제 상태를 찾느냐가 더욱 중요합니다". 손시헌은 이날 이후 한동안 밸런스 붕괴로 고전했다. 큰 경기 경험이 많은 박진만의 사구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두산은 28일 삼성전을 2-6으로 패한 후 이성열을 2군으로 내려보내고 우타 거포 유망주 윤석민을 1군으로 올렸다. 대신 좌타 유망주 김재환은 6회 좌중간 안타 때 2루까지 넘보는 공격적 주루를 인정받아 1군에 남아있다. 1군 지명타자 및 대타 요원으로 모두 신예 좌우타자들을 놓은 셈.
 
윤석민과 김재환은 SK 투수들이 거의 만나지 못한 타자들이다. 윤석민은 좌중간, 우중간으로 보내는 타구질이 좋고 김재환은 좋은 팔로 스윙으로 밀어쳐서도 넘기는 힘을 갖추고 있다. SK 투수들의 투구에 어떤 성향으로 타구를 때려낼 지 알 수 없기 때문에 SK는 그들이 다른 팀과의 경기서 어떤 타격을 했는지 영상과 기록만으로 상대를 예단해야 한다.
 
또한 SK 타자들은 203cm의 장신인 두산 1선발 더스틴 니퍼트의 높은 타점을 적응해야 한다. 성향 상 SK 타자들은 한 타순을 도는 동안 니퍼트의 공을 최대한 기다리는 방향을 택할 가능성이 크다. 이전 경기들서 상대 타자들은 니퍼트의 높은 유인구에 배트가 나가 고전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기 때문.
 
많은 변수를 지닌 SK-두산의 3연전. 지난해 5월 3연전이 SK의 선두 순항과 두산의 순위 하락을 결정했던 만큼 이번 3연전 또한 반드시 주목할 필요가 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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