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틀맨이 없는 거북이, 하지만 멤버들에게 터틀맨은 살아있었다.
3년 전인 지난 2008년 리더인 故 터틀맨(본명 임성훈)이 심장마비로 갑작스럽게 하늘나라로 떠난 뒤, 많은 눈물을 흘리며 외로운 시간을 보냈던 금비와 지이가 다시 팬들 곁으로 돌아왔다. 새로운 남자 멤버 이강과 함께다.
지난 2001년 거북이가 '사계'란 곡으로 데뷔한 지 꼭 10년째. 거북이의 기둥이었던 터틀맨은 없지만, 하늘에 있는 터틀맨을 위해서라도 거북이의 명맥을 이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처음에는 활동을 다시 하자고 제의를 받아도 거부를 했죠. 말이 안 되고 할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지이).

일본 유학을 할 당시 거북이를 다시 할 수 있도록 지이의 마음을 잡아준 것은 친자매처럼 지내는 금비. 여기에 새롭게 합류한 이강이 든든한 힘이 됐다.
"처음에는 여자 둘이 할까도 생각했지만, 거북이만의 특색있는 떼창과 남녀 3인 구도란 거북이의 명맥을 잇기 위해서는 남자 멤버의 투입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이강은 (터틀맨) 오빠가 보내 준 사람이에요. 간혹 강이의 모습에서 오빠의 살아 생전 모습이 보여요. 항상 팀웍이 최고였던 거북이. 정말 마음 잘 맞는 강이를 보내준 것도 오빠의 뜻일거에요"(지이-금비).
새로 합류한 이강은 가위에 눌리고 살이 쏙쏙 빠질 정도로 부담감도 많았지만 그 만큼 거북이의 새 멤버로서 행복함도 느끼고 있었다. "거북이 2기로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멤버들은 새롭게 거북이 2기를 준비하면서 거북이의 노래들을 수십번 들었다고 말했다.
지이는 "다시 들어보니 정말 오빠는 천재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금비와 함께 노래를 듣는데 '와..노래를 어떻게 이렇게 만들 수 있을까, 진짜 잘 만들었구나'란 생각을 동시에 해서 서로 쳐다보고 놀란 적도 있어요"라고 말했다.
'사계', '빙고', '비행기', '왜이래', '컴온' 등 거북이의 히트곡들은 밝고 경쾌한 메시지로 '희망가'의 역할을 하기도 했다. 한국 가요사에서 싱어송라이터 터틀맨에 대한 평가가 조금 부족할지도 모르겠다는 기자의 말에 금비와 지이는 "대중가요인으로 터틀맨은 정말 훌륭한 뮤지션이었다"라고 평했다.
이처럼 거북이의 작사, 작곡, 프로듀서 등 음악 관련 전반을 담당했던 터틀맨이기에 문제는 음악이었다.

이에 대해 지이와 금비는 "터틀맨 오빠가 녹음할 당시 코 프로듀서를 우리가 다 했다. 서당개 3년이면 풍월을 읊는다고, 듣는 귀는 많이 생긴 것 같아 도움이 된다"라고 전했다. 10여년간 작곡, 작사를 해 온 이강 역시 앞으로 거북이의 색깔에 맞춘 곡들을 만들 예정이다.
"한동안은 노래도 못 듣고 얘기만 나와도 계속 울기만 했어요. 하지만 이제는 안 울거에요. 어려운 일이 있을 때면 '오빠 이거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오빠가 옆에 있다고 생각하고 혼자 말을 해요. 그럴 때면 정말 (터틀맨) 오빠가 옆에 있는 것만 같아요"(지이).
한편 거북이는 힘들고 지쳐도 다시 꿋꿋하게 일어나 주저하지 말고 열심히 달려보자는 메시지를 지닌 신곡 '주인공'으로 28일 엠넷 '엠카운트다운'을 통해 컴백했다.
nyc@osen.co.kr
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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