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점프의 중요성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
'피겨퀸' 김연아(21)가 29일(이하 한국시간) 낮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츠 아레나에서 열린 마지막 공식 훈련에서 새로운 쇼트 프로그램 '지젤'의 마지막 담금질을 성공리에 마친 반면 아사다 마오(21)는 컨디션 난조로 고개를 숙였다.
그 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새로운 의상이 공개된다는 이유로 큰 관심을 모았던 마지막 훈련에서 먼저 연기를 시작한 쪽은 쇼트 프로그램의 순서가 앞선 아사다였다.

전날 일본 언론과 인터뷰에서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던 아사다는 쇼트프로그램 배경 음악과 함께 의욕적으로 활주했다. 그러나 장기인 트리플 악셀(3바퀴 반 회전)이 이번에도 문제였다.
연기의 시작인 만큼 반드시 성공해야 했지만, 정상적인 점프를 펼치지 못한 채 공중에서 한 바퀴 돌고 내려선 것.
아사다는 이어진 트리플 루프는 성공했지만, 트리플 플립-더블 루프 컴비네이션은 포기한 채 전체적인 연기 흐름을 확인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당황한 아사다는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 끝난 뒤 다시 트리플 악셀에 두 차례 도전했지만 번번이 엉덩방아를 찧었다. 결국 다른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하는 동안 아사다는 천천히 링크를 돌며 고개를 숙이고 말았다.
아사다의 난조는 바로 진행된 김연아의 매끄러운 연기와 더욱 비교됐다.
김연아 역시 지난 25일 첫 훈련처럼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었지만, 전체적인 틀에서는 큰 흔들림이 없었기 때문이다. 유일한 흠이 있다면 착지 동작에서 다소 불안한 느낌을 줬던 트리플 플립뿐이었다.
이날 훈련을 지켜본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김연아가 완벽한 지젤로 변신할 준비를 마쳤다는 느낌이었다면, 아사다는 점점 망가져 가는 모습이 애처로울 정도다. 지금 상태라면 쇼트 프로그램에서도 극심한 부진이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연아는 이번 훈련에서 과거와 달리 청순하면서도 성숙한 느낌이 물씬 풍기는 의상으로 주목받았다. 푸른빛이 감도는 검은색 바탕에 가슴과 허리쪽은 밝은 파란색선으로 덧대면서 사랑의 아픔을 간직한 지젤의 모습을 표현했다. 이번 의상은 피터 오피가드(52) 코치가 직접 디자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stylelomo@osen.co.kr

<사진> 모스크바=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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