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트프로그램의 1위는 지켰다. 그러나 기대했던 '클린'은 아쉽게 놓쳤다. 큰 감점은 피했지만, 기대했던 가산점도 없었다. 역시 첫 점프였던 트리플 러츠에서 착지에 실패한 탓이다.
김연아는 29일(이하 한국시간) 밤 러시아 모스크바 메가스포츠아레나에서 열린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2.97점, 예술점수(PCS) 32.94점을 받아 총점 65.91점으로 2위 일본의 안도 미키(23)에 0.33점 차로 앞서 1위를 차지했다.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58.66점)는 김연아에 7.25점 뒤지는 7위로 부진했다.
이날 피겨 전문가들은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에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TES에서 기본 점수만으로 31.8점을 받을 수 있고, 완벽한 연기를 선보인다면 풍부한 가산점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쇼트프로그램 구성 요소가 올림픽 시즌의 007 시리즈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충분히 기대할 수 있는 결과였다.
PCS에서도 올림픽 시즌의 33.80점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지난 2010 토리노 동계올림픽 이후 그랑프리 시리즈를 포기한 김연아는 399일간 자신의 예술성을 높이는데 주력했기에 어느 정도 수긍할 수 있는 분석이었다.
실제로 김연아는 첫 점프가 꼬였음에도 불구하고 PCS 다섯 가지 부문에서 모두 8점 이상을 챙기는 저력을 보였다. PCS에서 8점 이상을 챙긴 선수는 김연아가 유일하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이번 쇼트프로그램에서 첫 점프를 놓친 것이 더욱 애석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만약 김연아가 그 동안의 공식 훈련에서 보여줬던 '클린'에 성공했다면 최대 79.7점까지 노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점수는 PCS에서 만점을 받아야 하는 만큼 현실적인 목표는 아니지만 그 만큼 전문가들의 기대가 컸다는 점에서 아쉬움을 남긴다.
고성희(38) 피겨대표팀 단장은 "압도적인 승리를 예상했지만, (김)연아도 실전 무대의 어려움에는 흔들리고 말았다. 그래도 예술 점수에서는 다른 선수를 압도한 만큼 프리스케이팅에서 좋은 활약을 기대한다. 우승은 결코 의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모스크바=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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