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좋은 모습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난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한화는 7회에만 대거 5득점하며 5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7회 2사 후 4안타 2볼넷을 몰아치며 삼성 불펜을 무너뜨렸다. 그 시작이 바로 4년차 내야수 오선진(22)이었다. 이날 9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한 오선진은 3타수 2안타 1볼넷 1득점으로 활약하며 5연패 탈출의 숨은 공신이 됐다. 시즌 첫 멀티히트로 타격감도 끌어올렸다.
선두타자로 나온 3회 첫 타석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2구에 3루쪽 기습 번트로 내야 안타를 만들었다. 1루에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들어가며 투지를 보였다. 이어 5회에도 깨끗한 우전 안타를 터뜨렸다. 7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는 정현욱으로부터 볼넷을 얻어내 역전극의 시작을 알렸다. 한화는 오선진의 볼넷을 시작으로 7회에만 5득점을 퍼부으며 승부를 뒤집었다.

오선진은 "패기를 보여주고 싶었다. 독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 슬라이딩도 하고 열심히 하려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사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지난 27일 목동 넥센전 2회 1사 만루에서 오선진은 유격수 앞 병살타를 치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덕아웃으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오선진의 얼굴에는 알 수 없는 웃음기가 있었고 이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그대로 포착됐다.
한화팬들은 분노했다. 팀이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병살타를 치고 물러난 선수가 웃는 모습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오선진은 "나중에 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실수를 인정하고 그라운드에서 패기있게 독하게 플레이하며 만회하겠다는 의지. 그 이후 오선진의 플레이는 전보다 독기가 살아있고 투지가 실려있다.
지난 2008년 성남고를 졸업하고 2차 4번 전체 26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오선진은 공수주를 두루 갖춘 유망주로 평가된다. 그러나 아직 기대만큼 성장세를 보이지 못한다는 평. 한대화 감독은 "독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웃음 사건 이후 오선진에게는 독기가 생겼다. 오선진은 "경기에 계속 나간다면 앞으로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를 다시 한 번 주목해 봐야 할 이유가 생겼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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