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모처럼 행복한 고민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넥센은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7-8로 아쉽게 패했다. 9회에만 4점을 내며 맹추격에 나섰지만 승부를 원점으로 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지만 이날 김 감독은 8회 주전 마무리 손승락(29)을 마운드에 올려 테스트할 기회를 가졌다. 페넌트레이스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난 시즌 세이브 타이틀 홀더의 정상 복귀 여부를 결정짓는 중요한 첫 단추였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캠프 때 오른 어깨 통증을 호소, 재활에 집중했던 손승락이었다. 지난 25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손승락은 개막 한 달 가까이 지난 이날에야 비로소 실전 무대에 올랐다. 그동안 김 감독이 말했던 대로 부담없는 조건에 부합했기 때문이었다.
손승락의 복귀전은 기대한 대로 였다. 조인성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낸 손승락은 이학준을 3루수 땅볼로 가볍게 처리했다. 서동욱이 스트라이크 낫아웃으로 출루하긴 했으나 박경수를 2루수 플라이로 돌려세워 실점없이 임무를 마쳤다.
이제 손승락은 앞으로 1~2경기 더 부담없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 좀더 확실하게 다듬은 후 본격적인 마무리로 복귀시킨다는 뜻이다.
이렇듯 손승락의 컨디션을 충분히 끌어올릴 수 있는 것은 역시 송신영이 있기 때문이다. 송신영은 올 시즌 초반부터 마무리로 활약하며 7세이브를 거두고 있다. 삼성 오승환, 두산 임태훈과 함께 공동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다.
송신영은 아직 한 번도 블론을 기록하지 않고 있다. 세이브 상황에서 등판한 최근 6경기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지난 24일 삼성전에서 1실점하긴 했으나 7세이브가 모두 2점차 이내의 긴박한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송신영의 구위를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김 감독은 손승락과 송신영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더블 스토퍼 체제를 구성할 수도 있지만 송신영을 손승락 앞에 둬서 좀더 길게 갈 가능성이 높다.
김 감독은 "앞으로 1~2경기 더 내보낼 예정"이라며 "송신영은 어느 보직을 맡겨도 워낙 잘하고 있어 활용 가치가 높을 것"이라고 미소를 지어보였다.
그동안 김 감독은 손승락의 부재에 대해 "손승락이 있을 때는 8회까지만 생각하고 마운드를 운영하면 됐다"며 "손승락이 필요하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나 손승락의 복귀를 통해 송신영의 활용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졌다. 다른 팀에서는 귀한 마무리가 동시에 2명이 생긴 셈이다.
이제 김 감독은 앞으로 6~7회까지만 집중해서 생각하면 되지 않을까. 7~8위 전력으로 꼽혔던 넥센이었다. 힘든 가운데서도 손승락의 복귀를 바라보는 김 감독의 마음은 3년 연장 계약과 더불어 오히려 여유로워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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