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오디션 바람을 불러일으킨 원조는 케이블TV 엠넷의 '슈퍼스타 K'(이하 '슈스케')다. 그 '슈스케'의 산파 역할을 담당한 김용범 CP는 시즌 1,2에 이어 새롭게 3편을 제작하느라 요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학창시절부터 음악이 무작정 좋아서 노래에 푹 빠져 살다가 결국 가수 오디션 프로로 먹고 산다는 김CP를 4월 어느 날, 서울 상암동 CJ E&M센터에서 만났다.
가장 먼저 궁금한 점. '슈스케' 제작의 진두지휘를 맡은 그는 지난해 전국을 뜨겁게 달궜던 시즌 2 최후의 결선 과정에서 우승자로 누구를 점쳤을까.

"톱 10이 추려지고 난 즈음에는 김지수와 장재인이 마지막 결승까지 나가지 않을까 예상했습니다. 그런데 아니더군요. 그래서 한 가지 깨달은 건, 시청자의 판단 기준에 중요한 점 하나는 바로 동질감이라는 겁니다. 자신과 비슷해 보이는데 이렇게 어렵고 힘든 과정을 뚫고 나가는 인물에 더 큰 박수와 응원을 보낸다는 것이요. 이게 바로 '슈스케'의 멋이고 맛 아닐까요?"
그는 겸손형 인간이다. '슈스케'의 성공에 자극을 받아 숱한 오디션 프로들이 생겨난 사실이 뿌듯하지 않냐는 칭찬에 손사래를 치며 "('슈스케'가)좋은 평가를 받아 감개무량하다. 많은 신인 가수들에게 데뷔할 기회를 주기위해 애썼을 뿐"이라고 수줍은 미소를 날렸다.
그러나 '슈스케3'의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을 얘기하기 시작했을 때 김CP의 눈은 반짝반짝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마치 일본 드라마 '전차남'의 주인공마냥 순식간에 오타쿠에서 음악 열정에 불타는 전문 PD로서의 변신을 마치고 열변을 쏟아냈다.
"슈스케는 노래가 있고 스토리가 있는 한 편의 영화와 마찬가지 입니다. 아! 영화라고 하기는 뭣하네요. 음악이 곁들여진 각본없는 드라마라는 표현이 더 정확하겠습니다."
김CP가 시즌 1부터 3까지 주안점을 두고있는 부분은 바로 참가자들의 스토리다. 수 백만명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사연을 갖고 '슈스케'에 참가 신청을 한다. 이들의 숨은 이야기를 하나씩 찾아내서 노래와 함께 쟁반에 담아 시청자에게 선보이는 게 바로 자신의 역할이라고 했다.
그렇다보니 말도 안되는 비난과 모함에 속을 끓일 적도 많았다. '오디션 프로가 왜 인간극장처럼 휴먼 스토리에 집착하느냐'는 지적부터 '시청자 감동을 유도하려고 짜고치는 고스톱 아니냐'는 의혹까지 김CP가 감내하기에 힘든 터무니없는 네티즌 댓글들이 늘 뒤를 따라다녔다.
"처음 출발하기 전에 3년을 준비했던 기획입니다. 물론 기획 당시부터 힘들었죠. 국내 현실에서 심사과정의 의혹 제기를 피해가기 어렵다고 판단해 투명성을 강조한 국민 문자투표를 도입한 것도 그래서 입니다. 참가자들의 삶이 묻어나는 이야기에 주목한 건, 아까 말씀드린데로 '슈스케'를 노래가 함께 하는 스토맅텔링으로 만들고 싶었기 때문이고요."
결국 김CP의 노력과 헌신은 결실을 맺었다. 지난 2009년 출발한 '슈퍼스타 K'는 케이블 엠넷을 음악프로에 관한한 지상파 3사를 능가할 정도의 반석에 올리는 일등 공신 역할을 했고, 시즌 2 결승에서는 케이블 역대 최고일 뿐아니라 지상파 TV를 압도하는 시청률로 온 국민의 시선을 한 자리에 모았다.
"시즌 3에는 많은 변화가 있습니다. 솔로 가수뿐 아니라 그룹 참가자를 포함시키는 등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결선 투표 방식은 아직 정하지 않았는데 지역 예선이 끝날 때까지 시간을 갖고 제작진 전원이 고민을 계속할 생각예요."
'슈스케 3'는 올해 한국 방송사에 또다시 한 획을 그을 전망이다. 지난해 오디션 예선 참가자 134만명이란 대기록을 세웠던 '슈스케 2'에 이어 '슈스케 3'는 4월 중순에 벌써 지원자 135만명을 돌파했다.
김 CP는 "제작진 내부에서는 조심스럽게 올해 오디션 응시자가 200만을 돌파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하루에 7만~8만씩 참가자가 늘어나는 단계는 지나갔지만 아직 수 개월 남은 예선 후반까지 꾸준히 접수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슈스케'의 각 지역별 예선은 이제 지역 축제같은 분위기로 바뀌었다. 본선 진출만을 노리는 실력파 응시생들도 많지만 가족들의 응원을 받으며 예선 참가 자체를 즐기려는 30~40대 연령층이 부쩍 늘어난 것도 특징"이라고 '슈스케 3' 신드롬을 설명했다.
'슈스케 3'는 지난 3월 10일 자정에 오디션 접수를 시작했고 오는 6월 28일 마감될 예정이다. 예선 및 본선은 오는 11월까지 장장 9개월에 걸친 대장정으로 펼쳐진다.
mcgwire@osen.co.kr
<사진> 김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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