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개막 전 K리그 이적시장에서 가장 큰 뉴스는 골키퍼들의 연쇄 이동이었다. 성남에서 왈약했던 정성룡을 시작으로 이운재에 이어 염동균까지 정상급 수문장들이 잇달아 이적했다.
정성룡과 이운재는 큰 주목을 받으며 수원과 전남에 둥지를 틀었고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적었던 염동균은 전북으로 이적했다. 전북 팬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상무에 입대한 권순태의 공백을 메우고자 데려온 선수로 보는 의견도 많았다.
하지만 현재 염동균은 전북의 수호신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최근 상대의 페널티킥을 막아내면서 승리의 숨은 공신 역할을 펼치고 있다. 특히 염동균의 페널티킥 선방은 단순히 1실점을 막아낸 것 뿐만 아니라 경기 흐름을 놓치지 않는 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지난달 16일 광주와 6라운드 경기서 전북은 경기 초반 실점 위기를 맞았다. 광주의 박기동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한 것. 광주로서는 행운의 득점 찬스였지만 전북에는 재앙과 같았다. 그러나 키커 김동섭의 슈팅은 막혔다. 골키퍼 염동균이 정확하게 방향을 예측해 몸을 날렸다.
이날 경기를 마치고 전북 최강희 감독은 "PK로 실점을 했다면 어려웠을 것이다. 그렇지만 염동균이 선방을 해줘 이후 순조롭게 경기를 진행할 수 있었다"며 염동균의 선방을 칭찬했다.

30일 인천과 경기서도 염동균은 자칫 상대에게 경기 흐름을 내줄 수 있는 상황서 페널티킥을 막아냈다. 후반 중반 3-1로 앞선 상황서 인천의 유병수에게 전북 수비수의 파울로 페널티킥을 내준 것. 그러나 염동균은 비로 인해 미끄러운 그라운드 사정을 이겨내며 유병수의 페널티킥을 막아냈다(아래 사진).
최강희 감독은 이날도 "만약 유병수에게 페널티킥을 내줬다면 승부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었다. 염동균의 선방이 대승의 시발점이 됐다"고 거듭 칭찬했다.
올 시즌 '닥공(닥치고 공격)'을 펼치는 전북에서 염동균의 역할은 특별하다. 공격적인 팀의 후방을 잘 막아내야 하는 것. 또 자칫 흔들릴 수 있는 팀 분위기를 막아내는 데 염동균의 감각적인 슈퍼 세이브가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공교롭게도 전북은 염동균이 페널티킥을 막아낸 경기서 6골을 터트리는 폭발력을 선보였다. 말 그대로 염동균의 선방이 동료들에게 든든한 믿음을 심어준 것이다.
전북 주장 조성환은 경기 후 "오늘 승리의 최고 수훈갑은 염동균"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추켜 세웠다. 염동균은 "그저 열심히 할 뿐"이라며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슈퍼 세이브를 펼치는 염동균은 대표팀 복귀 가능성도 충분하게 됐다. 주전 정성룡을 제외하고 수 많은 골키퍼들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특화된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염동균의 필요성도 충분하기 때문이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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