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알고 보니 오피가드와 13년 '인연'
OSEN 황민국 기자
발행 2011.05.01 07: 30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김연아(21)가 2011 세계피겨선수권서 최정상급 수준의 기량을 되찾은 데는 피터 오피가드(52) 코치의 지원이 절대적이었다.
김연아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금메달을 따낸 이후 뚜렷한 목표를 설정하지 못해 이번 시즌 그랑프리 시리즈를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브라이언 오서 전 코치와 결별하면서 한때 은퇴가 거론될 만큼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김연아가 이런 고비를 넘길 수 있었던 것은 작년 10월 오피가드 코치라는 믿음직한 지도자를 만났기 때문. 김연아가 초등학교 4학년 미국 전지훈련에서 레슨을 받았던 것이 만남의 시작이었다. 여기에 오피가드 코치가 미셸 콴의 형부라는 인연이 겹치면서 신뢰가 쌓였다.

오피가드 코치가 먼저 손을 댄 부분은 김연아의 훈련 장소. 캐나다 토론토에서 미국 LA로 옮겨 즐기면서 운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여기에 목표 의식을 잃었던 김연아에게 '예술성'이라는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김연아가 올림픽 시즌 기술적인 측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면, 세계선수권에서는 예술적인 측면에서 한계에 도전하자는 의미였다.
김연아가 새로운 쇼트프로그램 '지젤'과 프리스케이팅 프로그램 '오마주 투 코리아'의 준비에 의욕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었다.
오피가드 코치의 도움은 기술적인 지도에 그치지 않았다. 김연아가 지젤에 어울리는 새로운 의상으로 고민하자 자신이 직접 의상을 디자인해 선물한 것.
지난달 11일 일본 동북부를 강타한 일본 대지진의 여파로 일본 도쿄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세계선수권이 취소됐을 때도 김연아의 마음을 달래며 안정시킨 것도 오피가드 코치였다.
당시 김연아는 세계선수권 개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전을 돕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었지만, 오피가드 코치가 다시 한 번 도전 의식을 불어넣으면서 마음을 다잡았다.
만약 오피가드 코치의 애정 어린 조언이 아니었다면 김연아의 빙판 복귀에 필요한 시간이 더욱 길어질 수도 있었다.
김연아는 "9살 때 미국 전지훈련에서 오피가드 코치에게 레슨을 받은 경험이 있다. 오랜 세월을 뛰어 넘어 배움이 이어진다는 사실이 흥미롭다"면서 "처음에는 오피가드 코치가 강한 모습만 갖추고 있는 줄 알았다. 그러나 오피가드 코치와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여러 가지 모습을 발견하고 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stylelomo@osen.co.kr
<사진> 모스크바=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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