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내야진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한화 내야는 확실하게 정해진 주전 자리가 없다. 주전 유격수 이대수가 부상으로 빠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전체적으로 기량이 엇비슷해 좀처럼 치고 올라오는 선수가 없다는 것이 고민이라면 고민이었다. 그런데 그에 대한 해답이 조금씩 나오는 모습이다. 이여상(27)과 오선진(22)이 독수리 군단 내야에 활력을 불어넣기 시작한 것이다. 나란히 3루수와 2루수로 선발출장하고 있는 이들의 최근 활약이 돋보인다.
이여상은 연일 귀중한 한 방을 터뜨리고 있다.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전에서 4회 카도쿠라 켄으로부터 좌익선상으로 향하는 통렬한 2타점 2루타를 작렬시켰다. 한화의 36이닝 연속 무적시타 행진을 깨는 귀중한 한 방이었다. 이튿날에는 장원삼의 가운데 몰린 132km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쳐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5경기 만에 터진 한화의 대포. 이여상 개인으로는 지난 2009년 6월9일 대전 SK전 이후 1년10개월21일 만에 맛보는 손맛이었다.

오선진도 만만치 않다. 지난 27일 목동 넥센전에서 병살타 치고 웃는 모습을 보여 팬들에게 질타를 받았던 오선진은 이를 계기 삼아 독해졌다. 지난달 29~30일 대구 삼성전에서 2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작렬시켰다. 7타수 4안타 1볼넷으로 하위 타순의 뇌관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 기습번트로 상대 수비를 흔들고 수비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는 투지로 각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아픔은 그를 보다 더 성숙하게 만들었다.
당연하지만 보이지 않는 노력없이 나올 수 없는 활약이다. 이여상과 오선진은 대전 홈경기가 끝난 뒤 언제나 구장에 남아 스윙훈련에 몰두했던 이들이었다.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시즌을 온전하게 치르지 못한 이여상은 괴물 같은 회복 속도를 보이며 스프링캠프 불참에도 빠르게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오선진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해 아쉬움을 주고있지만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고 부단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여상과 오선진은 한화 내야의 미래들이다. 이여상은 한 방 능력을 갖춘 3루수로 매력이 있다. 오선진도 공수주를 두루 갖춘 만능 플레이어가 될 자질이 있다. 이여상은 "운이 좋았을 뿐이다. 아직 많이 부족하고 더 노력해야 한다"고 스스로를 채찍질했다. 오선진도 "패기있게 독하게 해서 앞으로는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고 다짐했다.
비록 4월 한 달간 최악의 스타트를 끊은 한화이지만 마지막 2경기에서 이여상과 오선진이 일으킨 신선한 바람에서 희망의 기운을 느끼고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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