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조승우란 소리 듣고 싶어요."
몇 개월 만에 마주한 배우 안용준은 한층 더 홀쭉해져 있었다. 보기 좋게 푸짐했던(?) 볼살은 온데간데없이 날렵한 턱선과 한층 깊어진 눈매가 시선을 잡아당겼다. 왜 이렇게 살이 많이 빠졌느냐고 인사를 건네자 "그런데 왜 아직도 TV로 보면 얼굴이 퉁퉁해 보이는지 알 수가 없다"고 말하며 투정하듯 입술을 삐죽 내밀었다.
이날 안용준은 "조승우 선배가 닮고 싶다"고 말하며 입맛을 다셨다. TV, 스크린, 무대 할 것 없이 많은 국내 배우들이 이상형 또는 롤모델로 꼽는 배우 중 하나가 조승우다. 그래서 시작된 꿈 얘기, 배우 안용준의 미래 계획.

어떻게 연기자로 데뷔했는지, 어떤 작품을 했는지, 장기는 무엇이고 취미는 무언지... 구태의연한 인터뷰는 예전에 다 했던 얘기다. 대박이 난 작품에서 덩치 큰 역할을 맡은 적은 없지만 이젠 웬만한 사람들이라면 다 '연예인입네, 배우입네' 하며 알아보게 된 그다. 최근엔 KBS 2TV 드라마 스페셜 연작시리즈 '헤어쇼'에 출연 중인 안용준과 나이 사는 곳 취미 특기 작품 얘기 같은 것 말고 오늘은 '꿈'을 얘기해보기로 했다.
왜 조승우냐고 물었다. 그를 왜 존경하고 닮고 싶은지. 안용준은 "이 바닥에 전설이 많다. 조승우 선배는 연기도 잘하고 노래도 잘하고.. 그만의 아우라가 있는데. 이와 관련된 에피소드들을 여기저기서 들었다. 남자로서도 멋있고 배우로서도 멋있는, 그 모습이 부럽다"고 답했다.

안용준은 1987년생. 이제 20대 중반이지만 아직도 고등학생 역할도 제의를 받을 만큼 앳된 외모다. 그런데 '헤어쇼'에서는 제 나이에 맞는 역할을 맡았다. 유명 헤어숍의 막내 스태프. 언젠가 톱 헤어 디자이너가 되겠다는 꿈을 가진 청년이다. 주인공은 아니지만 소소한 갈등을 유발하고 여기저기 재미를 더하는 점이 명품 감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좋아서 작품도 호평 받고 안용준 역시 눈길을 끌고 있다.
"오랜만에 내 나이다운 역할을 맡았다. 경쟁자를 질투하고 여기저기 말을 옮겨 갈등을 만들기도 하고, 어찌 보면 좀 밉상일 수도 있다. 천성은 밝고 쾌활한 아이다. 이승효 최윤소 백진희 등 또래 배우들과 촬영하는 것도 즐겁다."
배우 안용준의 앞으로 행보는 어떨까. 오는 4일 영화 '체포왕' 개봉도 앞둔 안용준은 "제 분량이 얼마나 나올지는 모르겠다"고 말하며 웃은 뒤, "박중훈 이선균 등 대선배들과 함께 작업해 또 한 번 많은 걸 배울 수 있는 시간이었다. 연기 못한다고 구박 받을 때도 있었지만 나중엔 칭찬도 많이 들었다. 뿌듯했다"고 진지한 얘기도 털어놨다.
이렇듯 영화와 드라마,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한도전 중인 그다. 동안 외모가 가끔 배우 인생에 제약을 준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미래를 내다본다면 누구보다 큰 무기를 가진 셈이다. "살도 더 빼고 더 날렵해지기 위해 노력할 거다"며 "이미지 변신을 할 수 있다면 사이코패스, 범죄자 캐릭터도 환영이다. 내 안에 배우로서의 잠재력이 얼마나 충만한지.. 제2의 조승우란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싶다"며 눈을 빛냈다.
issue@osen.co.kr
<사진> 아래, '헤어쇼' 촬영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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