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구 에이스 대결' 류현진-배영수, 빛나는 투수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1 19: 39

역시 에이스들은 달랐다. 팽팽한 힘겨루기로 투수전을 빛냈다.
1일 대구구장. 삼성과 한화의 올 시즌 3차전 맞대결은 양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들의 선발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한화에서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나왔고, 삼성에서는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1)이 선발등판했다. 한 시대를 풍미하고 있고, 또 풍미했던 두 에이스의 맞대결은 기대대로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신구 에이스들의 빛나는 투수전에 팬들은 손에 땀을 쥐었다. 결과는 한화의 3-1 승리. 류현진의 완투승이었다.
류현진은 왜 괴물 투수인지를 다시 한 번 증명했다. 1회 1사 후 박한이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폭투로 2루까지 주자를 보냈지만 최형우를 1루 땅볼로 처리하며 첫 고비를 잘 넘겼다. 2~3회 삼자범퇴로 넘어간 류현진은 4회 2사 후 최형우에게 2루타를 맞고 라이언 가코에게 중전 적시타를 맞으며 1점을 줬지만 더 이상 추가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팀 타선이 좀처럼 추가점을 올리지 못했지만 마운드에 류현진이 있었기에 걱정할 필요가 없었다.

5회부터 8회까지 류현진은 딱 한 명의 타자만 1루로 보냈다. 7회 2사 후 신명철이 출루했는데 그것도 3루수 이여상의 송구 실책으로 내보낸 것이었다. 5회부터 9회까지 류현진은 노히트노런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었다. 탈삼진 4개를 곁들였다. 총 134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 최고 구속은 149km까지 나왔고, 특유의 서클 체인지업에 결정구로 섞어던진 커브까지 효과를 톡톡히 봤다. 9회 1사 후 박석민에게 안타 하나를 맞았지만 나머지 두 타자를 범타 처리하며 경기를 끝냈다. 직구 96개, 슬라이더 16개, 체인지업 14개, 커브 8개를 던졌다.
배영수도 만만치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배영수는 3경기에서 3승 평균자책점 3.78을 기록한 승리 보증수표였다. 전성기처럼 불같은 강속구는 던지지 못하지만 안정감 있는 경기운영, 날카로운 제구로 상대를 제압하는 힘이 있었다. 이날 경기에서 배영수는 노련한 투수의 진면목을 보여줬다. 8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2실점. 총 투구수는 102개였는데 그 중 50개가 직구였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5km에 슬라이더가 효과적으로 움직였다. 최고 136km 포함 슬라이더를 29개 던졌고, 투심 패스트볼 12개와 체인지업 11개를 섞더 던졌다.
1회 2실점이 결국 배영수 첫 패배로 이어졌다. 1회 1사 2루에서 장성호를 상대한 배영수는 볼카운트 2-2에서 5구째 몸쪽 낮게 떨어지는 131km 체인지업을 던졌다. 잘 떨어진 공이었다. 하지만 장성호가 허리가 빠지면서도 잡아당긴 게 그대로 우측 담장으로 넘어갔다. 실투라기보다 장성호가 잘 받아친 것이었다. 이후 배영수는 위기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한화 타선을 잘 맞춰 잡았다. 득점권에서 4타수 무안타로 틀어막으며 위기 때 더 빛나는 피칭이 무엇인지 증명했다.
류현진과 배영수는 지난 2006년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최고투수의 자존심을 걸고 선발 맞대결한 바 있다. 벌써 5년의 시간이 흘러 류현진은 당대 최고의 투수로 승승장구하고 있고, 배영수도 한 차례 모진 풍파를 겪은 후 화려하게 재기하고 있다. 두 투수의 이날 투수전은 5년의 시간이 흘러도 에이스의 클래스는 영원하다는 것을 증명한 의미있는 한판. 승패를 떠나 아름다운 투수전이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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