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투승' 류현진, "돌아가신 할머니가 도와주셨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1 19: 59

"지금까지 부모님이 경기장에 안 오신 적이 한 번도 없었는데…".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할머니 영전에 바치는 눈물의 완투 역투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류현진은 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과의 원정경기에서 9이닝 동안 총 134개의 공을 던지며 4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으로 막고 승리투수가 됐다. 지난달 26일 목동 넥센전에 이어 2경기 연속 완투이자 시즌 2승(4패)째. 개인 통산 6번째 무사사구 완투. 평균자책점도 4.35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의 투혼이 돋보인 경기였다. 불과 5일전까지만 해도 127개의 공을 던진 류현진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여유있는 상황이 아니었다. 특히 이틀 전 류현진은 외조모상을 당했다. 이날 대구구장에 도착한 뒤 비보를 접한 류현진은 홀로 짐을 싸고 장례식장이 마련된 경기도 시흥으로 떠났다. 그리고 그날 밤 막차를 타고 다시 대구로 돌아왔다. 에이스에게 휴식이란 없었다. 류현진의 부모님도 이날만큼은 경기장 대신 발인식 자리을 지켜야 했다.

류현진은 "외할머니께서 도와주신 것 같다"며 "그동안 부모님께서 경기장에 안 오신 적이 한 번도 없으셨다. 대신 오늘 어머니랑 통화를 했는데 '할머니가 도와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정말 그렇게 됐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하늘 나라에서 외손자의 승리를 도왔고, 류현진은 마지막까지 1구 1구에 투혼을 담아 던지며 보답했다.
류현진은 "체력적으로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마지막에 감독님께서 올라오셨는데 한 타자만 막으면 되기 때문에 던지겠다는 의사를 보였다. 대신 다음에 하루 더 쉬게 해달라고 했다"며 웃어보였다.
 
류현진은 "무엇보다 볼넷을 안 주려고 노력했다. 그동안 안 좋은 경기에서는 볼넷이 많았는데 오늘은 볼넷을 안 주려고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팀 분위기는 좋다. 계속 이기는 경기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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