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타격 슬럼프에 허덕이던 '국민우익수'이진영(31, LG 트윈스)의 매서운 스윙이 정상궤도로 돌아왔다.
이진영은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전에 2번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역전 3타점 싹쓸이 3루타를 포함해 6타수 5안타 3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 했지만 팀이 재역전패를 당하며 고개를 떨구고 말았다.
그러나 이날 잠실에서 히어로는 이진영이었다. 이진영은 이날 경기 전까지 올 시즌 22경기에 출장 타율 2할1푼4리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그렇지만 단숨에 5안타를 몰아치며 타격감이 완전히 살아났음을 증명했다. 시즌 타율도 2할6푼3리로 하루 만에 껑충 뛰어 올랐다.

출발부터 좋았다. 이진영은 1회 첫 타석에서 런앤히트 작전을 완성시키며 깨끗한 우전안타를 날렸다. 더불어 팀이 4-6으로 뒤지고 있던 6회 만루찬스에서 가운데 높이 들어온 커브를 맘껏 끌어 당겨 우중간을 가르는 역전 3타점 3루타는 이진영의 가치를 증명한 시원한 타구였다.
이진영도 3루 베이스를 밟고 히딩크 전 축구대표팀 감독의 어퍼컷 세레모니를 보여줬다. 한 경기 5안타 기록은 통산 두 번째로 지난해 6월 19일 잠실 롯데전에서는 5타수5안타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이진영은 그 동안 맘 고생이 심했다. 전날까지 잘 맞은 타구가 야수 정면에 가서 라인드라이브 아웃, 병살타 등 상대 호수비에 걸린 타구들이 나왔다. 가뜩이나 안타가 쉽게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잘 맞은 타구가 이렇게 잡혀버리면 선수로서는 의욕을 잃고 상실감마저 갖게 된다.
특히 LG는 '큰'이병규, 이대형, 정의윤, 서동욱, 여기에 퓨처스(2군)에 있는 양영동 등 풍부한 외야 자원이 있어 이진영도 항상 위기감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여기에 4번타자 박용택은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홈런 1위에 올랐고, 조인성과 이택근 역시 매섭게 배트를 돌리며 간판타자의 모습을 보여주자 무언가 쫓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이날 맹타 덕분에 이진영은 그간 맘 고생을 훌훌 털어버릴 수 있게 됐다. 그에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면 역전 3타점 3루타가 결승타였으면 하는 마음이었겠지만, 팀이 승리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을 제공하고 만들었기에 자신의 역할을 100% 수행해냈다.
이진영은 긴 슬럼프에서 벗어난 만큼 다음 경기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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