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파 배우 박중훈이 생에 여섯 번째 형사 역로 스크린에 복귀했다. 그는 4일 개봉하는 영화 ‘체포왕’에서 실적달성을 위해서라면 ‘범인 가로채기’도 마다하지 않는 능구렁이 형사 역을 맡아 자신의 장기인 형사연기를 펼쳐 보였다.
박중훈은 영화 ‘투캅스’를 시작으로 이번 ‘체포왕’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형사 캐릭터를 소화해 냈다. 처음으로 형사 역을 맡은 ‘투캅스1’에선 강직한 형사로, ‘투캅스2’에선 부패한 형사로 변신해 180도 다른 모습을 선보였다.
영화 ‘아메리칸 드래곤’에선 인터폴로, ‘인정사정 볼 것 없다’에선 깡패 형사로, ‘강적’에선 삶에 찌든 형사의 모습으로 변신의 변신을 거듭했다. 어떤 형사 역도 무리 없이 소화해 낸 박중훈은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형사 연기의 전범이 됐다.

같은 역을 여러 차례 맡으면 지겨울 법도 하지만 박중훈의 대답은 예상외다. “같은 형사 역이지만 캐릭터가 처한 상황과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같다고 할 수 없다”는 것.
박중훈은 “작품이 신선하고 재미있는데 형사 역이라는 이유만으로 안한다는 건 너무 가혹 한 것 같다”면서 “경력이 많은 배우는 영화 속 배역의 직업이 겹칠 수 있다. 하지만 (내 경우엔) 캐릭터가 겹쳤던 것 같지 않다”고 설명했다.

박중훈은 최근 영화 이외에 새로운 재미에 푹 빠져있다. 바로 트위터다.
그는 “아무 생각 없이 시작했는데 이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면서도 트위터에 푹 빠지게 된 깊은 속내를 털어놓았다.
방송이나 콘서트 등을 통해 자주 팬들과 만날 수 있는 다른 연예인들에 비해 영화배우인 그는 작품이나 인터뷰 이외에는 대중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이 비교적 제한돼 있기 때문.
“대중과 만날 수 있다는 게 트위터의 좋은 점이다. 영화는 내가 아닌 캐릭터로 관객과 만나는 것이기 때문에 내가 아니다. 인터뷰를 해도 기자나 편집자를 통해 내가 한 이야기가 삭제 또는 강조되면서 미화되기도 하고 왜곡되기도 한다. 트위터에는 내 이야기를 여과 없이, 미화나 왜곡됨 없이 쓸 수 있다. 피드백도 즉각 오고, 내 위치나 상황에 대해 가감 없이 들을 수 있다. 세상 속으로 더 깊이 들어간 듯 한 느낌이다.”
‘체포왕’에 대한 자체 평가를 부탁하자 그는 주저 없이 “쉬운 영화”라고 답했다.
“쉽다는 게 나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이것만큼 큰 칭찬은 없다고 생각한다. 쉬운 영화는 우스운 영화란 의미가 아니라 선명하다는 뜻이다. 해운대, 실미도, 괴물 등 영화사적으로 좋은 평가 받는 영화들은 모두 쉽고 깊은 영화다. 쉬운 영화는 그만큼 관객들과 공감하기 좋다. ‘체포왕’은 쉽고 재미있고 따뜻하고 유쾌한 영화다. 또 보고 난 뒤엔 우리사회가 생각나는 기특한 영화다.”
박중훈, 이선균 주연의 ‘체포왕’은 4일 개봉한다.
tripleJ@osen.co.kr
<사진> 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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