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과 동시에 치료한다, 관절내시경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5.03 14: 44

가정주부인 정모(48세, 서울시 동작구)씨. 몇 개월 전부터 다친 것도 아닌데 무릎이 콕콕 쑤시고 욱신거려 특히 계단을 내려오기가 힘들었다. 게다가 풀렸던 날씨가 꽃샘추위로 다시 쌀쌀해지자 시큰거리기까지 했다. 이상을 느낀 정씨는 근처 정형외과를 찾아 X-ray를 찍었지만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는 게 의사의 진단이었다. 하지만 통증은 계속되었고, 밤에 자려고 누우면 더 아픈 듯 했다. 그러던 중 요즘에는 관절도 내시경으로 직접 본다는 소식에 관절 전문병원을 찾았고, 관절내시경 검사를 통해 연골이 손상되었다는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 다행히 연골 손상의 범위가 크지 않아 자기 연골을 이용해 치료하는 연골재생술을 준비 중이다.
▲관절도 내시경시대, 직접보고 바로 치료
관절 내시경은 무릎이나 어깨 등의 관절 주변에 5mm 내외의 작은 구멍을 뚫어 초소형 카메라가 부착된 내시경을 삽입하며 관절 내부를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다. 관절내의 연골이나 인대의 손상 및 염증정도와 뼈의 마모 상태까지도 진단할 수 있는 정확함으로 각광받고 있다. 약 8배 이상 확대하여 볼 수 있기 때문에 통증의 원인이 되는 문제점을 쉽고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으며, MRI로도 알아내기 힘든 연골 및 연골판의 작은 손상까지도 짚어낸다.
1919년 도쿄대의 켄지 다카기(Kenji Takagi)교수가 방광경(cystoscope)을 사용한 것을 시초로 시작된 관절내시경은 스위스의 유진 버셔(Eugen Bircher) 교수가 1920년 진단 목적으로 무릎의 관절내시경을 시행한 후로 본격적으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당시는 오로지 진단만을 위해 활용되었고 치료는 관절을 절개하여 하는 등 제한적이었다. 그 후 160년이 지난 오늘날, 관절내시경은 진단은 물론 인공관절수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수술적 치료에 활용 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김용찬 원장은 “관절내시경을 이용한 수술은 5mm 이하의 작은 구멍만 내면 되므로 절개로 인한 불필요한 조직의 손상을 막고, 수술 후 통증을 줄여주어 재활시기를 앞당기고 회복을 빠르게 하는 이점이 있다”며 “무릎, 어깨, 발목, 팔꿈치, 발가락 등 관절 치료 전반에 있어 전 세계적으로 사용되어지는 획기적인 수술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퇴행성관절염 조기진단에 탁월
그 중 무릎의 경우에는 퇴행성관절염의 원인이 되는 연골 손상을 100% 가까이 진단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의 조기진단법으로는 MRI도 주로 사용되지만 무릎에 있는 구조물과 무릎 주변의 근육이나 인대 등은 잘 볼 수 있는 반면 연골이나 연골판의 손상을 알아낼 확률은 80-90%에 그친다.
연세사랑병원 관절센터 전재훈 원장은 “따라서 MRI 검사 결과 상,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 않더라도 무릎의 통증이 호전되지 않으면 관절내시경으로 보다 정확한 진단을 받아볼 필요가 있다”며 “종종 연골의 손상을 발견하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쳐 결국 연골이 다 닳아 뼈와 뼈끼리 부딪히는 퇴행성관절염으로 발전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손상범위 크지 않다면, 자기 연골 재생시켜 치료
관절내시경을 통해 연골의 손상이 크지 않은 것으로 진단되었다면, 연골재생술을 이용해 보존적인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 연골재생술은 자가 연골을 이용해 손상 부위를 재생시키는 치료법으로 손상된 크기에 따라 크게 세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손상부위가 1㎠ 이하로 작다면 '미세천공술'을 시행할 수 있다. 연골 밑의 뼈에 미세한 구멍을 뚫은 뒤 그곳에서 나온 혈액 성분을 연골로 분화시켜 손상된 부위를 덮는 방식이다. 손상 범위가 1-4㎠라면, ‘자가골연골이식술’이 효과적이다. 김용찬 원장은 “무릎 연골 중 하중을 받지 않는 건강한 연골을 떼어내 손상 부위에 심어주는 방법으로 현재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는 연골재생술”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4㎠ 이상의 비교적 큰 손상은 ‘자가연골세포배양이식술’을 시도해볼 수 있다. 자신의 연골세포를 채취해 외부에서 증폭/배양시킨 후 이식하여 연골을 재생시켜주는 방법이다. 일단 재생되기만 하면 영구적으로 자신의 연골과 관절이 된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사진>관절내시경 수술장면(위)과 자가연골이식 전후의 모습.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