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근우, 결막염 특타 효과? 4안타 작렬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3 21: 39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안 울어~".
3일 대전구장. 한화와의 원정경기를 앞둔 SK 내야수 정근우(29)는 혼잣말로 만화영화 '캔디'의 주제곡을 흥얼거렸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이날 정근우는 팀 선배 안치용과 함께 경기 전 따로 특타훈련을 가졌다. 그런데 부진이 이유가 아니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 모두 유행성 결막염에 걸려 격리 조치된 것이었다. 김성근 감독이 직접 두 선수를 이끌고 대전구장 인근 대전고에서 특타훈련을 지시했다.
사연은 눈물 겨울 정도였다. 정근우와 안치용은 지난 2일 이동일에도 선수단과 따로 움직였다. 선수단 버스 대신 KTX를 타고 대전으로 이동했고, 숙소에서도 선수들과 떨어진 6층 온돌방에 격리됐다. 경기 직전 식사시간에도 선수들과 떨어져 라커룸 밖에서 해결해야 했다. 안치용은 "돈받고 뛰는 용병과 다를 바 없다"며 푸념했다. 어쩔 수 없이 받게 된 특타도 힘겨웠다. 정근우는 "진짜 쓰러질 정도였다"고 인상을 찡그렸다.

그런데 정작 경기가 시작되자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1회 첫 타석에서 한화 선발 안승민으로부터 투수 앞 강습 내야안타로 출루했다. 2회에도 선두타자로 나와 초구 128km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좌전 안타를 친 정근우는 4회에도 첫 타자로 등장해 유격수 쪽 깊숙한 내야 안타로 1루에서 세이프됐다. 6회 1사 후에도 송창식을 상대로 바깥쪽 144km 직구를 밀어쳐 깨끗한 우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잘 맞은 타구가 3루수 이여상에게 잡혀 라인드라이브가 됐다. 5타수 4안타.
지난달 12일 문학 한화전에서 4타수 4안타로 시즌 첫 4안타 경기를 펼쳤던 정근우는 이날 또 다시 한화를 상대로 4안타 경기를 펼쳤다. 지난 2경기에서 8타수 무안타 부진을 씻어낸 맹타. 뜻하지 않게 결막염으로 특타한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덕분에 정근우의 시즌 타율은 3할2푼9리에서 3할5푼7리(84타수30안타)로 올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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