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없을 때보다는 훨씬 낫지".
한화는 시즌 초반부터 심각한 타선 부진으로 골머리를 앓았다.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 그런데 지난주부터 조금씩 숨통이 트이기 시작했다. '스나이퍼' 장성호(34)가 복귀한 뒤부터다. 장성호는 복귀 후 8경기 연속 출루 행진을 벌이며 가공할 만한 활약을 펼치고 있다. 장성호마저 없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싶을 정도로 복귀하자마자 팀 타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졌다.
한대화 감독이 왜 지난해 출혈과 인내를 감수하면서까지 장성호를 데려온 해답이 이제야 나타나고 있다. 확실하게 계산이 서는 타자 없는 팀 사정상 장성호의 존재가치는 어마어마하다. 한대화 감독은 "아무래도 장성호가 있으니 없을 때보다는 훨씬 낫다. 만약 이대수가 부상당하지 않고 하위타순에서 해줬으면 더 좋았을텐데"라며 장성호 효과와 그것을 극대화하지 못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구단 관계자들도 "역시 그 실력이 어디 가지 않는다"며 흡족한 표정을 짓고 있다.

장성호는 복귀 후 8경기에서 26타수 10안타 타율 3할8푼5리 2홈런 5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볼넷도 7개나 얻어 출루율은 절반이 넘는 5할1푼5리에 달한다. 매경기 안타와 볼넷으로 꾸준히 출루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2경기 연속으로 홈런포를 가동할 정도로 장타력까지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시즌 종료 뒤 어깨 수술을 받고 5개월간 재활한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는 대활약이다.
한 감독은 "2군에서 상태가 좋다는 보고서가 왔더라. 1군에 처음 와서 보니까 괜찮더라"며 "역시 배트컨트롤이 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타자들이 그걸 못한다. 자기 타이밍에 똑같이 오는 공만 맞추려고 한다. 그러면 언제 칠 수 있겠나. 엉덩이나 발을 빼서라도 맞힐 수 있는 컨택 능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장성호의 기술적인 타격을 다른 젊은 선수들이 본배워야 한다는 이야기. 실제로 장성호는 지난 1일 대구 삼성전에서 1회 배영수의 몸쪽 낮은 체인지업을 허리가 빠진 상태에서도 손목 힘으로 걷어 올려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장성호는 지난 3일 대전 SK전에서 4회 김광현의 몸쪽 높은 145km 직구를 시원하게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포포를 터뜨렸다. 장성호 특유의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로 담장을 넘어갔다. 타격 감각이 완전하게 회복된 모습. 장성호는 "이제 몇 경기 했다고 그러는가"라며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장성호 스스로 만족을 모르는 듯했다. 앞으로 그의 활약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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