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불펜으로 내려갔다.
한화 2년차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29)가 선발진에서 탈락했다. 이번주부터 선발진에서 빠지고 불펜으로 내려간 데폴라는 지난 3일 대전 SK전에서 올해 첫 구원등판을 가졌다. 4번째 투수로 7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데폴라는 1⅔이닝 동안 탈삼진 1개를 잡으며 무실점 퍼펙트 피칭을 펼쳤다. 이기는 경기는 아니었지만 불펜으로 나와서라도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였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다.
데폴라는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에서 승리없이 3패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 퀄리티 스타트를 한 차례 작성했을뿐 대량 실점하거나 조기강판되기를 반복했다. 5회를 채우지 못하고 강판된 것이 두 차례였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류현진과 막강 원투펀치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현실은 차갑고 냉정했다. 데폴라가 계산대로 하지 못하며 마운드 운용에도 변화가 생겼다.

한대화 감독은 데폴라의 문제점으로 경기운영능력을 꼽았다. 한 감독은 "구위는 정말 좋다. 그렇게 좋은 공을 갖고 있는데도 안 되더라"며 "경기운영능력이 떨어진다. 경험이 없는 탓"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투수를 장사꾼에 비유했다. "물건만 좋으면 뭐하나. 장사를 못하는데. 장사꾼이 장사를 잘 해야지 물건만 좋으면 되겠나. 물건이 좀 떨어져도 장사만 잘해도 남는데…"라는 게 한 감독의 설명이었다.
물론 한 감독이라고 해서 주의를 주지 않은 게 아니다. 한 감독은 물론 한용덕 투수코치와 포수들도 데폴라에게 많은 이야기를 했지만 마운드에만 올라가면 똑같이 던졌다는 게 한 감독의 이야기다. 한 감독은 "자기 딴에는 변화구를 많이 던지는데 그게 어디 통하겠는가. 컨트롤이 들쭉날쭉해서 볼카운트만 불리하게 가져가는데 그러면 스트라이크를 잡기 위해 들어가야 한다. 좋은 공이라도 뻔히 보이는데 어떻게 안 맞겠는가"라고 답답해 했다. 한용덕 투수코치도 "데폴라 스스로 생각을 너무 많이 한다.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당분간 데폴라는 불펜으로 뛸 계획이다. 한 감독은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라도 당분간은 불펜에서 대기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외국인선수 교체 여부에 대해 한 감독은 "말할 수 없는 부분"이라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한 감독 혼자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구단에서도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데폴라가 조금은 긴장해야 할 것"이라는 반응 정도가 고작이다.
한편 데폴라가 빠진 선발 자리는 5년차 우완 투수 김혁민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김혁민은 지난 3일 1군 엔트리에는 등록되지 않았지만 1군에 합류해 불펜피칭을 소화했다. 한 감독은 "김혁민을 한 번 보려고 한다. 오늘, 내일 체크해 보고 기회를 줄지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대신 불펜에서 뛰고 있는 유원상과 송창식의 선발 진입 여부에 대해서는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2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안영명에 대해서는 "구위가 조금 더 올라와야 한다. 최근에 좋아졌다는데 아직 기다려봐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