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5월 목표? 선발들이 2승씩만 해준다면…"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5.04 11: 46

"선발들이 2승씩만 해준다면야…".
'독한야구'를 표방한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주마가편'식 바람을 살짝 드러냈다.
김 감독은 3일 목동 KIA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월 목표 승수를 묻는 질문을 받았다. 그러자 잠시 뜸을 들인 후 "선발들이 2승씩만 해줬으면 좋겠다"고 답했다.

곧 "좀더 편하게 경기를 보고 싶다는 뜻"이라고 농담을 섞은 김 감독은 "지금보다 더 안정을 찾았으면 한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김 감독의 "선발 2승씩"이란 말 속에는 많은 의미가 담겨져 있다.
우선 말 그대로 선발 2승씩이다.
올해 넥센 마운드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이다. 김영민이 중도 탈락했지만 외국인 투수 나이트를 비롯해 금민철, 문성현, 김성태, 김성현으로 구성해 큰 무리없이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다.
넥센은 5월 한 달 동안 26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러니까 최소 10승이 목표인 셈이다. 여기에 선발이 아닌 불펜의 승리, 우천 연기 등 변수를 포함시키면 5할 이상을 목표로 잡은 셈이다.
두 번째는 선발 투수들의 분발을 촉구한 것이다.
넥센은 이날 7-4로 승리하며 단독 5위로 올라섰다. 시즌 12승(13패)째를 거두며 4강 이상까지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최근 9경기에서 4연승 포함 7승 2패를 기록, 승승장구하고 있는 넥센이다.
하지만 승리투수는 선발 나이트가 아닌 불펜 투수인 사이드암 마정길이었다. 넥센의 5인 선발들이 거둔 승수는 고작 4승에 불과했다.
나이트가 1승(3패), 금민철 2승(2패), 김성현 1승(2패)이다. 김성태와 문성현은 호투를 펼치고도 아직 승리투수가 되지 못했다.
성적만 봐도 알 수 있다. 넥센 선발은 4승 11패에 평균자책점이 4.30이었다. 반면 구원진들은 8승 2패 16홀드 10세이브를 거뒀다. 상대적으로 선발진의 부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에 김 감독은 김성태의 예를 들며 "좋다가 어느 한 순간 무너진다. 마운드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면서 "1점을 줘도 괜찮은 상황 판단을 잘해야 한다. 돌아오는 타순을 고려해 하위타선이라면 홈런을 맞는다는 각오로 적극적인 승부를 해야 한다"고 젊은 투수들을 빗대 강조했다.
적극적인 승부를 요구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투수가 한 이닝에 3명의 타자를 상대한다고 볼 때 홈런 3개를 잇따라 맞을 확률이 얼마나 되겠나. 한 팀에 1~2명 있을까 말까 할 것"이라며 배짱있는 투구를 강조했다. 또  "초반과 후반의 마운드 운영은 달라야 한다"고 배터리의 수싸움에 대해서도 설명을 덧붙였다.
 
불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말이기도 하다. 선발만 안정된다면 언제든 승리가 가능하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넥센은 최근 9경기에서 7승을 수확했다. 그 중 3승이 1점차였다. 그나마 이날 거둔 3점차 승리가 가장 큰 점수차였을 정도. 그 속에는 8세이브를 기록해 이 부문 공동 선두에 올라 있는 송신영을 비롯해 마정길, 박준수, 오재영, 이보근, 이정훈이 활약한 최강 불펜진이 있었다.
넥센 불펜진은 9경기 동안 5승 무패 9홀드 7세이브에 3.19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이 기간동안 8개 구단 중 단연 발군의 성적이다. 일단 불펜 싸움을 믿고 펼칠 수 있게 된 것이다.
타선에 대한 아쉬움도 포함돼 있다. 넥센 타선은 이 기간 동안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타선에 대한 분발도 담겨있다. 이 때문인지 타선도 힘을 얻고 있다. 9경기 동안 팀타율이 2할8푼3리다. 전체 4위. 2할5푼의 시즌 팀타율과 비교하면 그만큼 강해진 것이다.
하지만 경기 초반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선발 투수들이 느끼는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는 곧 벤치에게는 투수 교체의 압박감으로 작용한다. 결국 불펜 카드를 빨리 꺼냈다는 것은 곧 불펜의 가부하로 직결, 시즌 전체가 힘들게 전개될 수 있다.
승승장구하는 넥센이 과연 김 감독의 바람대로 선발투수들의 승리가 많아지는 야구를 펼칠 수 있을지 기대하게 된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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