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클랜드, 손건영 미국통신원] 30개 메이저리그 구단 중에서 관중 수용 능력이 가장 적은 구장은 어디일까. 역사가 가장 오래된 펜웨이파크나 리글리필드를 떠올리기 쉽지만 정답은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의 홈 구장 매카피 콜리시움이다.
1966년 개장된 콜리시움은 풋볼과 축구, 야구 경기가 열리는 곳이다. 미국에서 가장 인기가 있는 NFL 경기가 열릴 때면 콜리시움은 6만3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 하지만 야구 경기를 할 때는 3층 전체를 개방하지 않고 천으로 덮어씌워 3만 5067명만이 입장할 수 있다.

추신수가 속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와 오클랜스의 3연전 첫 경기가 열린 4일(한국시간) 애슬레틱스 미디어 홍보팀은 이날 공식 입장객이 1만135명이라고 발표했다. 순간 미디어 룸에 있던 기자들은 하나같이 말도 안된다며 어이없는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한 눈에 봐도 거의 두 배는 부풀렸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1만이 아니라 1천명이겠지"라고 농담을 건네자 모두들 박장대소를 했다. 뉴욕 양키스, 보스턴 레드삭스, LA 다저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시카고 컵스처럼 대도시를 연고지로 삼고 있는 구단과는 달리 '스몰마켓 팀'의 대표주자인 애슬레틱스의 경우 관중 동원에 애를 먹고 있다.
일부이기는 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도 관중수 부풀리기는 공공연한 일이다. 흥행이 저조하다보니 구단의 자금력이 떨어져 기량이 뛰어난 고연봉 선수를 영입하는 데 어려움을 겪게 마련이어서 악순환의 연속이다. '스몰 볼'의 주인공 빌리 빈 단장의 수완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해도 마치 마이너리그 구장을 연상케 하는 텅빈 콜리시움의 현실은 암울하기만 하다.
메이저리그 승률 1위를 질주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디언스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적은 연봉에도 뛰어난 성적을 올리고 있지만 관중들의 발길을 끌어 모으기가 쉽지 않다.
이같은 원인은 불황의 장기화를 꼽을 수 있다. 도시의 규모가 작은 곳일 수록 4인 가족 기준으로 최소 100~150달러 정도를 지출해야 하는 야구장을 찾을 여력이 되는 인구가 점차 줄어들고 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이같은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없애기 위해 사치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별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한편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야구장은 LA 다저스타디움(5만6천명)이다. 공동 2위는 쿠바의 에스타디오 라티노아메리카노와 도쿄돔으로 5만5천명을 수용할 수 있다.
위키피디아에 따르면 한국 구장 중에서는 사직구장이 46위, 문학구장이 47위, 잠실구장이 48위에 랭크됐다.
<사진> 오클랜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