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십견’인줄 알고 갔다가, ‘어깨힘줄손상’ 진단 받기 쉬워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5.04 13: 47

수영으로 지친 하루를 마무리 하는 정미선(52세, 경기도 용인시)씨. 며칠 전, 평소와 같이 숨 가쁘게 수영을 하다 벌어진 일을 떠올리면 지금도 아찔하다. 자유영을 하던 중, 갑자기 어깨에 쥐가 난 것처럼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 중년의 나이라 혹시 오십견 인가 싶어 병원을 찾은 정씨에게 의사는 ‘회전근개손상’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 중년 어깨질환의 68%는 회전근개질환, 오십견보다 우위 
 
50대 전후에 많이 발병한다 하여 이름 붙여진 오십견은 한마디로 어깨가 굳어 움직이기 힘들어지면서 극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질환이다. 정확한 병명은 ‘유착성 관절낭염’이라 칭하는데 마치 굳은 어깨가 얼어붙은 것 같다고 하여 동결견이라 부르기도 한다.
오십견의 원인에 대해서 아직까지는 정확히 밝혀진 바가 없어, 어깨 관절의 노화에 따른 것으로 짐작되고 있다. 따라서 오십견은, 50대 전후의 중년이 팔 동작이 자유롭지 못한 관절운동장애와 통증을 겪는다면 한 번 쯤 의심해볼 수 있는 질환 중 하나일 뿐, 어깨힘줄의 손상이 통증의 원인이 되는 경우가 훨씬 많다.
실제로 연세사랑병원 어깨관절센터팀이 2008년 8월부터 2년간 어깨통증으로 병원을 내원한 1만 6940여명을 조사한 결과, 그 중 회전근개손상 환자가 68%를 차지해 압도적으로 높았고, 많은 이들이 혼동하기 쉬운 오십견 환자는 11%, 어깨에 돌이 생기는 석회화건염 환자는 6%에 불과했다.
어깨는 360도 회전이 가능한 유일한 관절 부위로, 유동성이 크지만 그만큼 매우 불안정하다고 볼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뼈와 인대만으로는 안정성이 떨어지게 되므로 4개의 회전근개 힘줄이 사방에서 어깨 관절을 잡아주어 유지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회전근개는 과격한 어깨의 사용이나, 외상, 노화 등의 이유로 닳거나 부분파열 될 수 있는데, 이를 회전근개 질환이라 부른다. 팔을 위로 들면 심하게 아프지만 완전히 올리면 통증이 없어지기도 한다. 이것이 어깨가 굳어져 아예 팔이 올라가지 않는 오십견과 가장 구별되는 점이다.
연세사랑병원 어깨관절센터 김성훈 부원장은 “회전근개 자체는 심각한 병이 아니므로, 발병초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쉽게 나을 수 있다”며 “하지만 그 시기를 놓쳐버리면 힘줄의 부분파열이 완전 파열로 악화되고, 심하면 힘줄 내부에서 또 한 번 파열돼 수술을 하더라도 봉합 자체가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므로 증상이 의심되면 초음파 검사나 MRI 검사를 통해 파열의 위치와 크기를 정확하게 진단받아 조기치료를 받아야 한다. 
● 미미한 손상엔 PRP주사치료와 체외충격파 효과적 
 
몇 해 전까지는 어깨 통증이나 힘줄 손상에 대한 비수술적 치료법이 활발하지 못했지만 최근에는 만성 근골격계 치료에 탁월한 체외충격파 요법이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원래는 요로결석을 제거하는 용도로 쓰이던 체외충격파는 통증 완화에서 좋은 결과를 내고 있다. 힘줄에 1000~1500회의 고에너지 충격을 줌으로써 기능 회복에 80% 정도의 효과를  낸다. 인대나 힘줄을 구성하는 콜라겐 섬유소를 자극해 상처 치료에 필요한 조직의 재생을 돕는다. 시술시간은 20분 안팎이며, 반복적으로 시술을 해도 안전하다. 일주일 간격으로 3회 정도 치료한다.
 
● 수술이 필요하면 관절내시경 이용
 
회전근개가 파열된 경우에는 힘줄을 다시 뼈에 붙여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이 부담스러워 파열된 힘줄을 방치하면 파열 부위가 커지게 되어 극심한 통증을 유발할 뿐 아니라, 심한 경우에는 팔을 못쓰게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열 정도에 따라 수술법이 달라지지만 주로 파열된 근육을 재건하고, 문제가 되는 곳의 일부를 제거해주는 수술이 시행된다.
이 때 주로 사용되는 것이 관절내시경인데 어깨 관절 안을 직접 관찰할 수 있어 CT나 MRI로도 파악하지 못하는 병의 진행 상태도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다. 또한 진단 도중 손상 부위를 발견하면 그 자리에서 특수 기구를 이용, 즉시 치료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피부에 4~8mm 정도의 작은 구멍만 내면 되므로 정상조직에 가해지는 손상을 최소화한다. 이는 입원 기간을 단축시켜주며, 수술 뒤 회복 속도를 앞당기는데 도움이 된다.
수술 후 재활 치료도 중요한데 간편한 보조기를 환자의 상태에 따라 2-6주 착용하며, 수술 1일 후부터 어깨가 굳지 않도록 가벼운 자가운동(스트레칭)을 시작한다. 그 다음 서서히 고무줄 운동을 통한 어깨 근육강화 훈련을 해주는 것이 좋다.
◆회전근개질환과 오십견 구별하는 법!
1. 오십견은 관절 전반에 통증이 오지만 회전근개 질환은 손상된 부위에만 국소적으로 통증이 나타난다. (단, 회전근개 파열 후 2차적인 ‘관절 굳음증’이 왔다면 오십견과 흡사한 통증 양상을 띠게 되므로 주의한다)
2. 오십견은 어깨 관절이 굳어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더라도 팔을 위로 뻗기가 힘들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통증이 느껴지지만 쉽게 팔을 들어 올릴 수 있다.
3. 오십견은 모든 방향의 어깨 운동이 제한을 받지만, 회전근개 파열은 위쪽을 제외한 다른 방향에서는 크게 제약이 없다.
4. 오십견은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나아지는 경우가 많은 반면, 회전근개가 파열된 경우에는 시간이 지남에 따라 힘줄 손상 부위가 커지면서 힘줄의 변성을 오기도 하고, 심한 경우 관절염으로까지 발전될 수 있다. /강진수 객원기자 osenlif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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