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전병두 무리시켜 마음 쓰리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5 07: 26

개인 통산 1200승을 달성한 그날밤. 프로 사령탑을 시작한 후 주마등처럼 흘러간 28년을 반추할 만한데도 노감독은 지난 과거 영광보다 지금 현재와 더 나은 미래를 추구했다. 그래서 그런지 노감독은 한 선수에 대한 미안한 마음마저 나타냈다. SK 김성근(69) 감독과 전병두(27) 이야기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는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에서 7-4로 승리했다. 선발 송은범이 일찍 내려간 가운데 막강 불펜을 가동해 승리를 거뒀다. 김 감독은 "어려운 시합이었는데 선수들이 다 잘해줬다. 8회 밀어내기와 9회 이호준의 홈런이 승리의 요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뒤이어 김 감독은 "전병두가 어제에 이어 오늘도 수고를 해줬다. 무리를 시킨 것 같아 마음이 쓰리다"는 승리 소감을 덧붙였다.
이날 6회 1사부터 이승호(20번)에 이어 3번째 투수로 등판한 전병두는 9회 2사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3⅓이닝 2피안타 1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한화 타선을 효과적으로 틀어막았다. 승리투수는 이승호, 세이브 투수는 정우람의 몫이었다. 전병두에게 주어진 것은 홀드였다. 하지만 이날 SK 마운드에서 결정적인 승리 구실을 한 투수는 누가 뭐래도 전병두였다. 투구수 56개를 뿌리며 승리의 결정적인 디딤돌을 놓았다.

올해 전병두는 SK 마운드의 마당쇠 노릇을 하고 있다. 정우람과 함께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4경기에 나와 3승1패3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80을 기록 중이다. 승리·패배·세이브·홀드 숫자에서 알 수 있듯이 그야말로 전천후로 등판했다. 투구이닝도 23⅔이닝으로 팀내 구원투수 중에서 가장 많이 던졌다.
지난달 28일 광주 KIA전에서 3⅔이닝 동안 62구를 던지며 구원승을 올렸던 전병두는 4일 휴식을 취한 뒤 지난 3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 1이닝 17구로 세이브를 따냈다. 그리고 바로 이튿날 경기 중반부터 나와 3⅓이닝 동안 56개의 공을 뿌렸다. 꽤 넉넉한 간격을 뒀지만 김 감독은 3~4일 이틀 연속 중간에서 수고한 전병두에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각별하게 나타냈다. 그것도 1200승이라는 의미있는 승리를 거둔날이었다. 그만큼 전병두의 호투가 고마웠다.
프로야구 역대 두 번째 감독 1200승 달성 소감으로 김 감독은 "좋은 아이들을 만났다. 선수들이 잘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공을 돌렸다. 지난 2008년 5월4일 김성근 감독의 주도아래 KIA에서 SK로 넘어온 이후 4년간 96경기에서 245⅔이닝 17승8패11세이브6홀드 평균자책점 3.11을 기록하고 있는 전병두도 분명 김 감독의 '좋은 아이'임에 틀림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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