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현이 살아나 KIA가 산다'.
지난 2009년 우승 당시부터 KIA 공격야구를 대변하는 공식이었다. 5번타자로 찬스에서 강한 집중력을 과시하면서 해결사 노릇을 했고 우승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36홈런, 127타점의 크레이지 시즌이었다.
2010년에는 무릎수술과 발목부상으로 두 번이나 이탈했지만 22개의 홈런을 날렸다. 풀타임은 아니지만 녹슬지 않는 장타력과 해결사 능력을 보여주었다. 조범현 감독은 김상현이 2011시즌을 앞두고 부상도 나아졌고 훈련도 완벽하게 소화해 해결사의 완전기환을 기대했다.

그러나 개막 이후 극심한 슬럼프에 빠졌다. 한 달이 넘었지만 타율은 1할대에 머무르고 있고 홈런은 3개, 타점은 14개에 불과하다. 이런 추세라면 20홈런, 80타점은 힘들다. 그럼에도 김상현이 치면 이긴다는 공식은 어김없었다.
지난 4월3일 광주 삼성전. 개막전 역전패로 침울했던 분위기를 깨운 것은 김상현의 장쾌한 만루포였다. 2회 2사 만루에서 가도쿠라를 상대로 승기를 틀어잡는 홈런을 날렸고 KIA는 동점까지 내주는 악전고투끝에 한 점차 승리를 올렸다.
두 번째 홈런은 4월30일 광주 롯데전에서 나왔다. 4회1사1루에서 배장호를 상대로 130m짜리 역전 결승투런포를 날렸다. 4번타자로 출전한 지난 4일 넥센전 역시 1-1이던 3회초 1사1,2루에서 역전 결승 3점포가 나왔다. 팀의 2연패의 사슬을 끊는 귀중한 결승홈런이었다
개막 이후 김상현의 부진으로 인해 이범호 최희섭으로 이어지는 LCK포가 폭발하지 못했다. 공격력도 집중력이 떨어졌고 매경기 힘겨운 싸움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이날 경기는 KIA에게는 김상현의 부활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점을 극명하게 보여준 한판이었다.
눈에 띠는 대목은 김상현의 성찰이다. 그는 "그동안 내가 너무 욕심을 부렸다. 뭔가 보여주려고만 했다. 그러나 이제는 타석에서 안타와 볼넷 등 출루만 생각했고 여유가 생겼다. 욕심을 버리면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부진보다는 앞으로의 활약이 그려지는 깨달음이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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