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5회 고비를 넘지 못했으나 향후 선발로서도 가능성을 지녔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지난 2년 간 뒷문지기로 활약한 뒤 데뷔 첫 선발 기회를 얻은 이용찬(22. 두산 베어스)이 패전 위기 속 가능성을 비췄다.
이용찬은 5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등판해 4⅓이닝 동안 78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1개) 3실점을 기록한 채 2-3으로 뒤진 5회초 좌완 이혜천에게 바통을 넘겼다. 이는 2007년 1차 우선지명으로 두산에 입단한(계약금 4억5000만원) 이용찬의 프로 데뷔 첫 선발 등판기회였다.

출발은 불안했다. 1회초 선두타자 이대형에게 중전 안타를 내준 이용찬은 이진영에게 1타점 좌중간 2루타를 내주며 아웃카운트 없이 선실점했다. 이택근을 포수 파울플라이, 박용택을 삼진으로 잡아낸 이용찬.
그러나 이용찬은 이병규에게 1타점 중전 안타를 내주며 2점 째를 허용했다. 2,3회를 실점 없이 넘긴 이용찬은 4회서도 안정된 투구를 펼쳤다. 그러나 5회 들어 급격히 구위가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며 이대형과 이진영에게 연속 중전 안타를 내주며 무사 1,3루 위기를 자초했다.
이택근을 유격수 땅볼로 잡는 과정에서 이대형의 득점을 막지 못해 3점 째를 내준 이용찬. 후속 이혜천이 박용택에게 안타를 내주기는 했으나 이병규, 조인성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승계 실점은 기록하지 않았다.
초반 실점하는 과정이 좋지 않았던 데다 잦은 견제를 보여주며 동요 기미를 감추지 못했던 이용찬. 그러나 훗날 선발로서 가능성을 비춘 경기임에는 틀림없었다. 투구수가 늘어날 수록 이용찬의 140km대 후반 직구는 물론 슬라이더, 서클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력이 좋아졌다는 점은 분명 다음 기회를 노릴 만 했다.
이날 등판을 통해 이용찬은 자신의 프로 데뷔 후 1경기 최다이닝과 투구수, 탈삼진 기록을 모두 뛰어넘었다. 이용찬의 투구에 대해 전력분석을 맡고 있는 윤혁 두산 운영팀 차장은 "최고 구속은 148km에 평균구속은 145~6km였다. 슬라이더-서클 체인지업을 섞었는데 용찬이가 저렇게 서클 체인지업을 잘 던지는 줄 몰랐다"라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잠실=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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