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가 어린이날에 던지니까 이길 것이다".
경기 전 넥센 덕아웃에서 선배들이 문성현(20)에게 한 소리였다. 이 덕분인지 넥센 문성현이 프로 데뷔 첫 선발승의 기쁨을 누렸다.
문성현은 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 출장, 6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6탈삼진으로 무실점하며 퀼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3자책 이하)를 기록했다.

통산 8차례 선발로 나왔지만 3패만 있던 문성현이었다. 결국 팀이 3-0으로 이기며 통산 9번째 선발 등판 경기에서 귀중한 1승을 거뒀다. 짜릿한 데뷔 첫 경험이었다.
1회 터진 장기영의 선제 솔로포를 등에 업은 문성현은 1회(2사 2루), 3회(2사 3루), 4회(2사 만루)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특유의 공격적인 피칭으로 KIA 타선을 봉쇄했다. 총투구수는 101개였고 직구는 최고 147km까지 나왔다.
2년차 투수 문성현은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2010년 4순위(전체 31번째)에 지명된 유망주다. 작년에는 주로 불펜에서 활약했다. 32경기에서 1승 5패 4.93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올 시즌도 불펜에서 맞았다. 그러나 지난 22일 목동 삼성전부터 선발진에 합류했다. 김영민이 부진하면서 생긴 공백을 메워야 했기 때문이었다.
처음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달 22일 삼성전에 나가 5⅔이닝 동안 3피안타 3볼넷 7탈삼진으로 2실점했다. 승패를 기록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팀이 3-2로 승리해 부담을 덜어냈다.
두 번째는 더 좋았다. 28일 한화전에서 5이닝 6피안타 3볼넷 2탈삼진으로 무실점했다. 밸런스가 좋지 않아 보인 가운데서도 무실점으로 막아내 자신감을 얻었다.

그리고 세 번째 선발 등판이었던 이날 퀄리티스타를 기록하면서 데뷔 첫 선발승의 영광까지 함께 누린 것이었다.
의외로 담담한 표정의 문성현은 "어린이날 승리해 더 기쁘다. 또 부모님 앞에서 승리해 기쁘다"면서 "경기 전 선배들이 '어린이가 어린이날에 던지니까 잘 던질 것'이라고 격려해줬다. 말이 기분 좋은 씨가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불펜에서는 뒤죽박죽이었는데 마운드에 오르니 괜찮더라. 만루상황에서는 무조건 삼진을 잡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있지만 기회가 왔을 때 지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시진 감독은 "장기영 홈런으로 1점 앞서가고 문성현이 6회까지 잘막아준 덕분에 이길 수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오늘 젊은 두 선수의 활약은 단순히 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두 선수 모두 경험치를 쌓는다면 더 좋은 활약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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