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만의 선발포수' 최동수, "홈런보다 도루저지가 더 좋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5 17: 55

"기억도 안 난다. 워낙 오래되어서".
SK 최고참 최동수(40)가 포수 마스크를 썼다. 시범경기부터 종종 보던 일이니 그리 어색하지 않았다. 하지만 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원정경기에서는 조금 달랐다. 선발 라인업에 포수로 이름이 올라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날 최동수는 6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했다. LG 소속이었던 지난 2001년 4월28일 대전 한화전 이후 무려 10년만의 선발 포수 출장이었다.
그런 특별한 경기에서 승리를 이끄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1-0으로 근소한 리드를 잡은 1회 2사 1·2루 찬스에서 한화 선발 김혁민의 바깥쪽 높은 145km 직구를 잡아당겼다.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스리런 홈런으로 연결됐다. 올 시즌 1호 마수걸이 홈런이 중요한 쐐기포로 이어졌다. 최동수는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좌전 안타를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3타점으로 활약했다. 포수로도 4회까지 자리를 지켰다. 특히 3회 2사 1루에서 한화 1루 주자 이대수의 2루 도루를 총알같은 송구로 저지했다.

경기 후 최동수는 "선발출장한다는 이야기를 경기장 와서 들었다. (최)경철이가 나올 줄 알았는데…"라며 "(마지막 포수 선발 출장은) 기억도 안 난다. 워낙 오래되지 않았나. 강산이 한 번 변했다"라고 말하며 웃어보였다. 4회까지 마치고 최경철로 교체된 것은 최동수의 요청이었다. 그는 "솔직히 너무 힘들어서 바꿔달라고 요청했다. 다리가 풀렸다. 시범경기랑은 다르다. 오늘은 낮경기라 그대로 가다간 팀에 도움이 안 되겠더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기 초반 인상적인 활약으로 팀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최동수는 "9경기 만에 첫 타석에 들어섰는데 연습배팅 때부터 느낌이 좋았다. 방망이치는 건 문제없다"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도루 저지한 것이 홈런친 것보다 더 좋았다. 일단 포수이니까 디펜스에 더 신경써야 한다"며 웃어보였다.
올해 최동수는 1루수와 포수뿐만 아니라 지난달 16일 목동 넥센전에서는 3루수로도 잠깐 출전한 바 있다. 그는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해야 하지 않겠나. 딛고 일어서서 잘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고령 야수의 투혼에 1위 SK의 독주체제도 가속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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