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현준(20, 아약스)의 머릿속에서 '아약스'란 단어 자체를 지워야 할 것 같다. 유럽 무대서 뛴다는 사실이 대부분 선수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지만 석현준의 경우에는 자만심만 불어넣은 것으로 비치기 때문이다.
이광종 감독이 지휘하는 U-20 대표팀은 지난 5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서 열린 나이지리아와 '제 5회 수원컵 국제청소년축구대회' 1차전에서 0-1로 패배했다. 전반전 내내 압도적인 경기를 펼쳤지만 승리하지 못했다. 골 결정력 부족이 심각했다.
특히 전방 공격진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 경기 전날 저녁에서야 입국한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전반전 내내 몸이 무거웠다. 충분히 많은 기회가 왔다. 그렇지만 골로 연결된 것은 하나도 없었다. 중원과 측면에서는 괜찮은 모습이었지만, 문전에서는 답답했다. 특히 최전방의 석현준의 모습이 그랬다.

석현준은 지난달 28일 U-20 대표팀에 합류했다. 당초 최성근이 그 자리를 채우고 있었지만 부상을 당해 하차한 것. 최성근의 대타가 석현준이었다. 그렇지만 이광종 감독은 석현준에 대해 많은 기대를 했다. U-20 월드컵 출전이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지동원(20, 전남)의 빈 자리를 채워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석현준과 지동원의 차이점은 매우 컸다. 지동원이 갖고 있는 폭 넓은 움직임과 안정된 트래핑을 석현준에게서는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단지 신장과 체격이 더 좋을 뿐이었다. 그렇지만 이날 제대로 된 포스트 플레이도 나오지 않았다. 마치 팀에서 겉도는 느낌이었다.

팀에 뒤늦게 합류해 생기는 조직적인 문제점은 시간이 고쳐줄 수 있다. 그러나 항간에 들려오는 석현준에 대한 소문은 그렇지 못하다. 조직력이 중요한 축구에서 가장 쓸모 없는 '자만감' 때문이라는 것. 풍문에 따르면 석현준은 A대표팀에 처음 발탁된 이후 그 아래 레벨인 올림픽대표팀 차출을 거부했다고 한다. 이 소식을 접한 각급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어이가 없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 석현준은 U-20 대표팀까지 내려왔다. 지난달 3월 올림픽대표팀에 합류해 중국과 평가전을 치렀지만 홍명보 감독의 눈에 들지 못했다. 게다가 나이지리아전에서 모습은 홍 감독에게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 특출나지 않다"는 혹평을 받았다. 이대로라면 U-20 대표팀에서 조차 석현준의 자리는 없다.
현재 석현준은 소속팀 아약스로부터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번 시즌이 끝나면 무적이 된다. 그렇지만 과연 자국의 U-20 대표팀에서 조차 제대로 된 모습을 보이지 못하는 선수에게 어떤 유럽 구단이 눈을 돌릴지 알 수가 없다. 만약 이적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1군이 아닐 것은 분명하다. 석현준은 아약스 2군에서 조차 교체 출전이 잦았다.
석현준에게 '아약스'라는 이름이 도움이 된 것은 하나도 없다. 굳이 찾자면 그 덕분에 A대표팀에 테스트를 목적으로 '한 번' 차출됐다. 이후 각급 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다 실패다. 석현준 본인에게 헛된 자만심만을 불어 넣었다.
이제는 쓸 데 없는 '아약스'라는 이름을 머리에서 모두 지우고 절치부심해야 할 것이다.
'아약스의 석현준'이 아닌 석현준이라는 이름 세 글자를 국민들과 각급 대표팀의 여러 코칭스태프에게 각인시킬 수 있어야 한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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