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리딩히터 임훈, "시즌 개막 후 8kg 빠졌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6 09: 41

SK 외야수 임훈(26)은 육군 신병교육대대 조교 출신이다. 186cm라는 큰 키에 날렵한 인상은 남다른 포스를 풍긴다. 요즘 그는 수염을 기르고 있다. 그는 "지저분하게 보이려고 한다"고 했다. 상대에게 조금이라도 더 강하게 보이기 위함이다.
그 기세가 시즌 초반부터 무섭게 타올랐다. 지난해 76경기에서 172타수 40안타 타율 2할3푼3리 1홈런 14타점을 기록했던 임훈은 올해 25경기에서 83타수 28안타 타율 3할3푼7리 15타점으로 맹타를 치고 있다. 정근우를 3모차로 제치고 당당히 팀내 리딩히터로 자리잡았다. 리그를 통틀어서도 전체 6위에 해당하는 고타율. 김강민과 박재상이 자리를 비운 사이 SK 외야 한 자리를 확실히 꿰찼다.
어디서 갑자기 튀어나왔을까 싶을 정도로 놀라운 성장세다. 지난해에도 시즌의 절반 이상을 1군 멤버로 했지만 어디까지나 백업 요원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풀타임 주전으로 자리를 잡았다. 지난 겨울 거칠었던 타격폼을 간결하게 보완하며 몰라보게 좋아졌다. 은퇴한 '캐넌히터' 김재현이 자신의 장비를 모두 물려줄 정도로 임훈의 가능성은 일찍이 인정받았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올해 실현시키고 있다.

그러나 데뷔 첫 풀타임이 쉬운 게 아니다. 임훈은 "시즌 개막 후 8kg이 빠졌다"고 고백했다. 스프링캠프 때만 해도 88~89kg이었던 체중이 80kg 초반대로 뚝 떨어졌다. 한 눈에 봐도 임훈은 많이 야위었다. 최정도 "매일 경기를 뛰는 게 힘들다. 정신적인 피로가 크다. 많이 먹어도 빠진다"고 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임훈도 "경기가 타이트해서 그렇다. 많이 먹지만 먹는대로 빠진다"고 하소연했다.
최근에는 상대 견제도 느끼고 있다. 좋은 공을 주지 않는다. 임훈은 "투수들이 요즘 쉽게 승부를 하지 않는다. 그래서 바깥쪽 공을 밀어치고 있다. 어쩔 수 없이 밀어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4일 대전 한화전에서 우측으로 빠질 것 같았던 타구가 상대 2루수에 걸려들었다. 임훈의 당겨치는 스타일에 맞춘 수비시프트가 나온 것이다. 최근 기록한 안타 5개 중 4개가 좌중으로 밀어친 것이다. 그러나 밀어치기도 그냥 되는 게 아니다. 지난 겨울 타격폼 수정과 함께 꾸준한 연습으로 스윙을 완벽히 자기 것으로 만든 덕이다.
임훈은 기백이 있는 선수다. 지난 3일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간 장성호의 홈런을 놓친 후 한동안 펜스에 기대앉아 허탈한 표정을 짓기도 했다. 임훈은 "그냥 아파서 그랬다"고 둘러댔지만 근성이 넘친다. 그는 지난 5일 대전 한화전에서 자신의 파울 타구에 오른쪽 발등을 맞고 쓰러졌다.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지만 감각이 없었다. 6일 인천에서 정밀검진을 받을 예정. 하지만 의지가 강한 임훈은 보란듯 다시 일어설 것이라는 믿음이다. 조교로 현역 복무 중에도 방망이를 놓지 않았던 임훈의 열정과 집념이라면 못할 게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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