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 이원재, "드라마에선 감초, 무대에선 1인자"(인터뷰)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1.05.06 09: 19

지난 5일 20회를 끝으로 종영한 KBS 2TV '가시나무새'. 한혜진 김민정 주상욱 등 주연 배우들 못지 않게 서운한 이가 있다. 바로 배우 이원재다. 이름 석자 만으로는 얼핏 누군지 감이 오질 않는 이 남자, 하지만 '가시나무새' 방영 내내 때로는 밉상, 때로는 울상을 한 모습으로 여기저기 콕콕 박혀 있었다.
 
"제가 시청률 상승에 더 큰 힘이 됐어야 했는데 아쉬워요." 이원재는 극중 윤명자(차화연 분)의 동생 윤명구(안승훈 분)의 아들 윤학구 역을 맡았다. 동대문 원단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아버지를 따라 일을 배웠다. 당연히 후계자 자리는 '찜' 해놨다고 생각했는데 이영조(주상욱 분)이 등장하면서 위기 의식을 느꼈다. 그래서 처음엔 퉁퉁대며 대립했지만 이영조 서정은(한혜진 분) 등과 한집에 살면서 어느새 한 식구가 됐다. 제대로 된 감초다. 어리바리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기는가 하면 꼬일대로 꼬인 서정은과 이영조의 현실 앞에 같이 분개하는 의리파 면모도 보여줬다.

 
"김종창 감독님과는 오랜 인연이죠. 이번 작품에도 잊지 않고 저를 찾아수셔서 감사했어요. 감독님이 부르시면 그게 큰 역이든 작은 역이든 무조건 달려갈겁니다!" 알고 보니 김종창 감독과는 지난 2004년 드라마 '애정의 조건'을 시작으로 긴 세월을 보냈다. 채시라 지성 등이 출연했던 이 작품은 당시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고 이원재는 난생 처음 출연한 드라마에서 '대박 드라마'가 무언지 제대로 경험했다. 당시 지성의 절친 친구로 등장했는데 오히려 '가시나무새' 보다도 분량이 많은 큰 역할이었다며 웃는다.
 
그리곤 드라마 몇 편을 거쳤다. '가시나무새'를 하기 전에는 SBS '아내가 돌아왔다'에도 출연했다. 몇 작품을 찍으면서 이제는 드라마가 뭔지, 방송가는 어떤지도 알게 됐다. 궁금해서 건너온 이 곳, 나름대로의 매력과 낭만이 넘친단다. 죽을 때까지 서 있을 곳이 연극 무대란 생각에는 변함이 없지만 드라마든 영화든 닥치는대로 해보고 싶어졌다. "연극, 드라마, 영화...모두 각각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어차피 저는 배우니까.. 연기만 할 수 있다면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어요. 그래도 죽을 땐 무대에서 죽고 싶어요. 하하하"
 
이원재는 원래 연극 배우다. 바늘 구멍 꿰기보다 들어가기 어렵다는 국립극단 출신이다. 연기력 하나는 그야말로 '제대로' 보증된 수표다. 연극을 한 지는 11년이나 됐다. 국립극단 단원으로 6년, '39계단'(국내 초연), '갈매기' 등 유명 연극에 출연했다. '가시나무새'에 들어가기 전에는 '이형사의 수사기법'이란 작품으로 대학로에서 공연을 해 많은 연극 팬들을 끌어모았다. 드라마에서는 감초급이지만 연극계에서는 무조건 '주연'만 한다는 1인자다. 연기만 하는 것도 아니고 직접 연출에도 욕심이 많다. 얼마 전에는 대본과 연출, 2역을 소화하며 한중합작뮤지컬을 올리기도 했다. 드라마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배우지만 연극계에서는 잔뼈가 굵은 베테랑이다. 반전 이력의 소유자 아닌가!
 
"몇 년 전부터 가수나 아이돌들이 연극이나 뮤지컬을 하기 시작했잖아요. TV에서 잘 나가는(?) 사람들이 왜 이쪽 무대로 넘어오는지 궁금하더라고요. 연극만 하고 사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사실 설 무대가 더 줄어드는 거거든요.. 좀 불만인 때도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너네 세상은 대체 어떤데?'하는 마음으로 드라마에 뛰어들었어요. 솔직히 출연료나 인지도 면에서 TV나 영화가 훨씬 낫죠. 어느 분야에서건 창피하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연기로 승부하고 인정받기 위해 무대 위나 브라운관에서나 똑같이 노력할 겁니다."
 
연기, 연출.. 창작에 대한 무한 열정이 배우 이원재의 가장 큰 잠재력인 듯 보였다. 팬 카페와 지인들 사이에서 별명이 '일등 남자'란다. 인터뷰 내내 진중한 말투로 뚜렷한 소신을 또박또박 쏟아낸 이원재. 곧 또 다른 드라마 혹은 영화, 그리고 연극 무대에서 만나게 될 '일등 남자'의 변신이 기대된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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