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외야수 안치용(32)이 그야말로 환상적인 수비 하나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6일 문학 KIA전에 좌익수 겸 7번타자로 선발 출장한 안치용은 이날 2타수 2삼진 1볼넷으로 좋지 않았다. 팀은 2-1로 이기면서 5년 연속 20승 고지에 선착했지만 안치용은 공격에서 역할이 전무했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달랐다. 한 번의 수비가 사실상 SK의 이날 승리를 분명하게 지켜냈다.

0-2로 뒤진 7회 KIA의 공격. 1사 후 신종길이 유격수와 좌익수 사이에 떨어지는 행운의 2루타, 김원섭이 볼넷으로 출루해 1, 2루를 만들었다. 그러자 김선빈이 유격수 옆을 스치는 좌전적시타로 1점을 뽑았다.
계속된 1사 1, 2루. 이범호가 친 타구는 좌측담장 쪽으로 쭉쭉 뻗어갔다. 타구의 궤적만 놓고 보면 사실상 홈런이었다. 만약 이 타구가 담장을 넘긴다면 4-2로 승부가 뒤집히는 것은 물론 승부의 흐름을 넘겨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하지만 안치용이 있었다. 그림처럼 펜스를 밟아 올라 글러브로 볼을 잡아냈다. 예상치 못한 플레이에 SK 관중석은 기립박수가 터져나왔다. 반면 함성소리가 높던 KIA 관중석은 찬물을 끼얹은 듯 조용해졌다.
안치용은 단순히 홈런성 플라이볼을 잡는데 그치지 않았다. 그라운드에 착지하자마자 곧바로 2루 베이스를 향해 볼을 던졌다. 이를 받은 2루수 정근우가 지체없이 1루로 던져 귀루하던 김선빈까지 잡아냈다.
결국 역전 홈런이 될 수 있었던 타구를 잡아낸 것은 물론 승부의 흐름까지 차단하는 정확한 송구까지. 안치용의 활약은 사실상 이날 최고 베스트감이었다.

안치용은 경기 후 "이범호 타구가 잘 맞았지만 드라이브성 타구여서 끝까지 뻗지 못했다"며 "당겨치는 스타일이라 데이터대로 움직였던 것이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또 "그동안 펜스 앞에서 타구를 잡는 훈련을 한 것이 도움이 됐다"는 안치용은 좋은 송구에 대해서는 "내가 던진 위치에 정근우가 잘 서있었다"고 겸손해 했다. 더불어 타격에 대해서는 "밸런스가 많이 무너진 상태에서 뛰고 있지만 좋아질 것"이라고 낙관했다.
김성근 SK 감독도 "선발 고효준이 초반 0점으로 잘 막아줬고 작은 이승호, 정우람이 또한 최소득점으로 잘 막아줬다"면서도 "안치용의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고 본다. 전체적으로 어려운 경기 잘 이겼다"고 밝혔다.
조범현 KIA 감독은 "투수들은 잘던지고 있는데 공격에서 득점까지 연결시키지 못하는 부분 아쉽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사진>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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