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은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아깝게 졌다. 8-9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경기내용은 끈질겼다. 쉽게 포기하지 않는 근성의 야구로 마지막까지 상대를 물고 늘어지는 집념의 야구를 펼쳤다. 패배를 했지만 후회가 남지 않은 명승부였다.
넥센의 반전은 7회 시작됐다. 김시진 감독은 7회 선두타자 강귀태 대신 대타 박정준을 기용했다. 박정준을 볼넷을 골라내 1루로 출루했다. 김민우의 중전 적시타로 1점을 따라붙은 무사 1·2루 찬스에서는 2번 장기영을 빼고 오윤을 대타로 넣었다. 오윤은 바뀐 투수 훌리오 데폴라로부터 큼지막한 좌측 안타로 만루 찬스를 이어갔다. 넥센은 7회에만 3득점하며 동점의 발판을 마련했다. 2차례의 대타 작전이 성공한 결과였다.
올해 넥센은 돌풍의 중심에 있다. 시즌 전만 하더라도 한화와 2약으로 분류됐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기대이상 전력을 과시하며 5위(13승15패)까지 치고 올라왔다. 선수들도 잘하고 있지만 벤치의 힘을 빼놓고는 설명하기 힘든 부분이다. 그 대표적인 대목이 바로 대타성공률이다. 올해 넥센은 대타 타율이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3할대(0.316)다. 여기에 사사구 9개와 희생플라이 1개를 더하면 대타성공률은 45.8%에 달한다.

이에 대해 김시진 감독은 데이터와 소통의 힘을 꼽았다. 김 감독은 "데이터는 참고사항이지만 절대 무시하지 못한다. 1년만 하는게 아니라 2~3년을 하면서 쌓인 것이기 때문이다. 상대 투수와 타자의 성향의 따라 데이터를 참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데이터에만 의존하거나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내 생각만으로 하지는 않는다. 타격코치랑 어떻게 할지 상의한다. 코치는 자기 주장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감독이 코치에게 물을 때에는 답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답이 있는데 묻겠나. 조언을 얻기 위해 묻는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감독이 코치들을 데리고 있을 이유가 없다"며 "설령 결과가 좋게 나오지 않더라도 자기 주장을 해야 한다. 감독이나 코치나 어떻게 다 맞겠나. 선택에 대한 감정은 함께 느끼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코치들과 생각이 일치하면 꼭 잘 풀리더다"며 소통의 힘을 역설했다.
리그 전체를 통틀어 대타 타율이 가장 높은 선수도 넥센 소속 오윤이다. 오윤은 올해 12차례 대타로 나와 8타수 5안타 타율 6할2푼5리 4타점을 기록 중이다. 볼넷도 4개를 얻어 대타성공률로 따지면 7할5푼이나 된다. 오윤은 지난 6일 대전 한화전에서 8회 오넬리 페레즈의 초구 145km 가운데 높은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시즌 1호 동점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존재가치를 확실히 알렸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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