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우(29, 상주)와 이동국(32, 전북)의 득점왕 경쟁이 치열하다. 최근 모습이라면 어느 누가 득점왕이 되더라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다. 가히 이번 시즌 최고의 스트라이커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정우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큰 결심을 했다. 바로 포지션을 기존의 수비형 미드필더서 전방 공격수로 변경한 것. 지난 시즌 막판 지휘봉을 잡은 이수철 감독의 강력한 바람 때문이었다. 이를 지켜보는 많은 이들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 김정우가 프로 데뷔 이후 제대로 전방 공격수로 뛴 적이 없기 때문.
그렇지만 이를 비웃기라도 하듯 김정우는 개막전에서 2골을 터트렸다. 그리고 득점 행진은 끊이지 않았다. 어느덧 시즌 9골(정규리그 7골) 기록 중. 시즌 및 정규리그 득점 랭킹 1위다. 이제는 그 어느 팀도 김정우를 무시할 수 없게 됐다. 김정우의 존재감은 대형 스트라이커에 비할 만큼 무거워졌다.

이동국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정규리그서 김정우를 한 골 차로 추격 중이다. 여기에 도움은 4개를 올리며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지난달 광주전에서는 생애 첫 도움 해트트릭을 올렸다. 지난 2009 시즌 득점왕이 됐을 때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모습이다.
김정우는 9골, 이동국은 6골. 그러나 시즌 성적으로 김정우와 이동국을 직접적으로 비교하는 건 힘들다. 김정우와 달리 이동국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출전 때문에 컵대회에 나가지 않기 때문. 그렇지만 이동국은 ACL 3경기서 3골을 기록 중이다. 이를 합하면 김정우와 같은 9골이다. 김정우에 뒤지지 않는 활약을 하고 있다는 것은 틀림 없다.
그렇다면 어느 선수가 득점왕 경쟁에 있어 유리할까? 두 선수 모두 득점왕 경쟁에 있서 각각의 장단점이 있다. 김정우의 경우 상주의 공격에서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이다. 상주의 공격을 마무리짓는 역할인 만큼 찬스를 잡는 횟수도 많다. 즉 골을 터뜨릴 기회 자체가 많아지는 것이다. 반면 상대 선수들의 집중 견제가 심해지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전북은 예전과 달리 이동국에게 공격이 치중되지는 않는다. 이동국이 공격의 핵인 것은 분명하나 다른 선수들의 기량도 월등한 만큼 여러 루트로 공격이 분산된다. 즉 이동국이 공을 가질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다는 것. 그렇지만 상대 수비들의 이동국에 대한 견제도 느슨해질 수밖에 없다. 이동국의 골 결정력이 높은 만큼 그 점은 매우 좋은 기회다.
득점왕 경쟁에 있어 누가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그렇지만 확실한 것은 두 선수의 경쟁이 매우 흥미롭다는 것이다. 스트라이커 1년차 김정우와 데뷔 이후 14년 동안 스트라이커로만 뛴 이동국의 대결에 많은 관심이 모이고 있다.
sports_narcoti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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