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LG, 서울 잠실구장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두 팀이 올해는 나란히 ‘가을 잔치’에 참가할 것 같습니다.
‘한 지붕 두 가족’ 라이벌인 두 팀이 4강 이상에 진출한 것은 1989년 준플레이오프 제도가 생긴 이래 93년과 95년, 98년, 2000년 네차례였습니다.
5월 6일 현재 팀 순위 2위인 LG와 3위인 두산이 올해 포스트시즌에 나가게 되면 11년만에 ‘한 지붕 두 가족 가을시리즈’가 열리게 됩니다.

양대리그제가 실시된 2000년 매직리그에서 LG(감독 이광은)는 1위, 드림리그에서 두산(감독 김인식)은 2위에 올라 플레이오프에서 대결해 베어스가 4승2패로 이겼습니다. 한국시리즈에선 드림리그 1위인 현대가 두산을 4승3패로 제치고 우승했습니다.
98년 리그 3위를 차지한 LG(감독 천보성)와 4위에 턱걸이 한 OB(감독 김인식, 두산 전신)는 준플레이오프에서 트윈스가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나가 삼성을 3승1패로 제치고 한국시리즈에서는 현대에 2승4패로 패했습니다.
95년엔 OB(감독 김인식)가 리그 1위를 차지하고 LG는 2위에 올랐는데 플레이오프에서 트윈스가 롯데에 2승4패로 물러났고 한국시리즈에서 베어스가 자이언츠를 4승3패로 누르고 우승을 안았습니다.
93년엔 OB(감독 윤동균)가 리그 3위, LG(감독 이광환)가 4위를 기록해 준플레이오프에서 트윈스가 2승1패로 이기고 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에게 졌으며 한국시리즈 우승은 해태가 차지했습니다.
올해 전력상으로는 두산이 앞선다고 평가를 받지만 양팀간 맞대결에서는 LG가 3승2패로 약간 우세합니다. 두산은 2위를 유지하다가 어린이 날 맞대결에서 LG가 이기면서 반게임 차로 좁혀지고 6일 다른 팀과 경기에서 LG는 이기고 두산은 패하면서 반게임차로 순위를 맞바꾸었습니다.
양 팀이 4강에 오르려면 삼성, KIA에 앞서야 하는데 양 팀 똑같이 해결해야 할 부문이 많습니다.

특히 LG는 공격력은 팀 타율과 홈런, 도루가 각각 1위로 강력하지만 마운드에서 불펜진이 불안해 매경기 아슬아슬합니다. 이동현, 이상열, 김광수가 블론세이브를 2개씩 기록해 중간에서 승리가 날아간 게 6차례나 됩니다.
두산은 김동주, 최준석, 김현수 등 중심타자들이 비교적 잘해주고 있으나 병살타가 너무 많아 공격의 맥을 끊는 경우가 잦습니다.
김경문 감독이 “좋은 투수와 평범한 투수의 투구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데 똑같이 마구 휘둘러 찬스를 놓치는 일이 많아 아쉽다”는 지적처럼 상대 투수를 연구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LG나 두산, 두 팀이 ‘가을 잔치’에 나가면 야구흥행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맞대결에서 보여준 치열한 투지와 경쟁심이 다른 팀과 경기에서도 유지되면 두 팀 모두 4강 이상이 가능합니다.
양팀 맞대결에서 80년대는 OB가,90년대는 후반까지는 LG가 우위를 보였습니다.
그러나 1998년부터 전세가 역전됐습니다. ‘두산’으로 팀이름을 바꾼 1999년 이후 2000년대는 LG에게는 우울한 시대, 두산에게는 신명이 나는 시절이었습니다.
LG는 2000년 한시즌(10승9패)을 제외하고는 2008년까지 근 10년간 상대전적이나 시즌 성적에서 뒤처졌습니다.
특히 LG는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계속 하위권에 머물며 단 한차례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습니다.
그 사이 두산은 2001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포함해 세 차례(2005, 2007, 2008) 한국시리즈 준우승 등 화려한 시절을 보냈습니다.
일방적으로 두산에 끌려가던 LG는 2009년, 거의 10년 만에 적게나마 자존심을 되찾았습니다. 시즌 순위는 7위에 머물렀지만, 두산에게만큼은 13승6패로 절대우위를 보였습니다.
두산은 지난해 11승6패2무로 다시 우세를 되찾지만, 이제 두 팀의 맞대결은 우리 야구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명승부전으로 떠올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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