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누가 불운을 먼저 떨칠 것인가.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리는 한화와 넥센의 시즌 6번째 맞대결은 양 팀을 대표하는 에이스들이 선발 출격한다. 한화에서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 넥센에서는 3년차 외국인 에이스 브랜든 나이트(36)가 각각 선발등판한다. 한화 한대화 감독과 넥센 김시진 감독 모두 일찌감치 "리턴매치"라며 에이스의 맞대결을 피하지 않았다. 지난달 26일 목동구장에서 맞대결한 후 12일 만에 재대결이 성사됐다.
시즌 첫 맞대결에서 류현진과 나이트는 나란히 불운에 시달렸다. 류현진은 8이닝 동안 126개의 공을 뿌리며 8이닝 4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2실점으로 완투했다. 그러나 팀 타선이 한 점도 지원을 하지 못한 탓에 패전투수가 되어야 했다. 이에 맞선 나이트도 6⅓이닝 동안 106개의 공을 던지며 6피안타 4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선방했지만 역시 팀 타선의 지원미비로 승리투수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류현진과 나이트는 올해 불운의 대명사다.
류현진은 6경기에서 2승4패 평균자책점 4.35를 기록하고 있다. 41⅓이닝 동안 42탈삼진을 잡아내며 탈삼진 부문 전체 1위에 올라있지만 좀처럼 야수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류현진은 팀 타선으로부터 9이닝당 평균 2.61점밖에 지원받지 못했고 수비에서도 도움이 없었다. 넥센 김시진 감독도 "류현진은 2승4패가 아니라 4승2패가 되어있어야 정상이다. 한 번 꼬이니 그렇게 되는 것"이라고 안쓰러움을 나타냈다.
나이트도 비슷하다. 올해 6경기에서 1승3패 평균자책점 2.70을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 전체 6위에 올라있을 정도로 안정감있다. 퀄리티 스타트를 3차례했고 그 중 2차례가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였다. 한화 한대화 감독도 "나이트 공이 아주 좋다. 시범경기 때부터 나이트 공을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며 걱정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넥센 팀 타선은 나이트가 마운드를 지킬 때 9이닝당 평균 2.23점밖에 지원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 팀은 에이스를 그대로 내보냈다. 류현진은 지난주 2경기 연속 완투 경기를 펼친 탓에 등판일이 하루 미뤄졌다. 넥센도 선발 로테이션을 바꾸지 않고 순번대로 돌리면서 자연스럽게 재대결이 성사됐다. 두 투수 모두 서로를 확실하게 압도하는 피칭을 해야 승리에 가까워질 수 있다. 에이스의 자존심은 곧 팀의 자존심이며 향후 팀 분위기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한 경기가 아니다. 과연 누가 먼저 불운을 떨치고 웃을까.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