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테랑은 살아있다.
넥센 16년차 외야수 송지만(38)은 살아있는 교과서다. 항상 철저한 자기관리와 준비로 그라운드를 누비고 있다. 지난 7일 대전 한화전에서도 송지만은 3회 결정적인 2타점 적시타를 터뜨리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도루 1희생타로 종횡무진 활약하며 팀 승리를 견인했다. 올해 2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았지만 보란듯 1군에 올라와 녹슬지 않은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단순히 보여지는 기록 그 이상의 존재가치를 지니고 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송지만이나 이숭용 같은 선수들에게는 홈런을 바라는 게 아니다. 벤치에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기를 바란다. 때로는 감독이 하는 말보다 고참의 입김이 선수들에게 더 잘 스며든다"고 설명했다. 넥센 구단 관계자도 "송지만은 지금도 정말 열심히 훈련한다. 다른 선수들이 송지만 때문에 훈련을 절대 게을리 할 수 없을 정도"라고 증언했다. 그만큼 송지만은 일거수 일투족이 타의모범이 되고 있는 것이다.

송지만은 "사실 예전만큼 많이 훈련하는 건 아니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일주일에 3번 정도밖에 하지 않는다. 그래도 후배들이 보고 따라와주며 본받는다면 고마운 일"이라고 웃어보였다. 그는 "16년간 늘 하던대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있다. 잘하든 못하든 오늘은 빨리 잊고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와 현재에 만족하기보다 더 나은 미래를 향한 정진이다.
송지만은 보이지 않는 기록 사나이다. 지난 5일 목동 KIA전에서 역대 8번째로 1800경기에 출장한 그는 또 다른 기록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8일 현재 송지만은 통산 1802경기에서 982타점-975득점을 기록 중이다. 역대 프로야구에서 1000타점-1000득점을 올린 선수는 단 2명. 바로 장종훈(1145타점-1034득점)과 양준혁(1389타점-1299득점)이다. 송지만은 역대 3번째 1000타점-1000득점에 도전한다. 현재까지 18타점-25득점이 남았다.
송지만은 "기록을 위해 하는건 아니지만 분명 내게는 의미있는 기록이다. 당연히 올해 내로 도전할 것"이라는 포부를 드러냈다. 그는 "그만큼 자주 출루를 하고, 찬스에서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지금까지 항상 열심히 해왔다.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그래도 알아주는 팬들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록을 떠나 젊은 선수들과 함께 하면서 에너지를 발산하는 것 자체가 의미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누가 뭐래도 팀 성적이 중요하다. 송지만은 "히어로즈가 4년째인데 그동안 많이 고생했다. 시즌 초반 방망이가 안 맞고 있지만 그럴 때일수록 찬스를 잘 살려야 한다. 그게 바로 베테랑의 역할"이라며 "타선이 찬스에서 응집력을 발휘해야 우리가 4강 안에 들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조금씩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자신했다. 넥센은 올해 득점권 팀 타율이 2할3푼8리로 최하위. 하지만 송지만의 득점권 타율은 3할3푼3리나 된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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