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애너하임, 손건영 미국통신원] 한 동안 잠잠했던 '추추트레인'이 힘찬 고동 소리를 울렸다. 가슴 속에 쌓여있던 응어리를 속시원하게 풀며 오랜만에 팀 승리에 앞장섰다.
슬럼프가 길어져도 믿고 기다려준 매니 액타 감독을 비롯한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는 속시원한 경기였다.

추신수(29)는 8일(한국시간) 애너하임의 에인절스타디움서 열린 LA 에인절스와의 경기에 우익수 겸 3번 타자로 나서 4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맹활약하며 인디언스의 4-3 역전승에 앞장섰다.
멀티히트를 기록한 것은 지난달 29일 캔자스시티 로열스전 이후 8경기만에 처음이다. 타점을 올린 것도 역시 8경기만이다.
비록 슬럼프에 빠졌지만 추신수는 타석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에인절스의 선발은 다승(6)과 평균자책점(1.39)에서 1위를 달리고 있는 제러드 위버. 그러나 역대전적에서 22타수 10안타로 압도적인 우위를 보였기에 추신수는 자신있게 타격에 임했다.

초반에는 결과가 좋지 않았다. 1회 1사 1루에서 2구째를 공략해 2루 땅볼을 쳤다. 선행주자 아스드루발 카브레라가 2루에서 아웃돼 야수선택으로 1루를 밟았다.
선두타자로 나선 4회에는 초구를 잡아당겼지만 역시 2루 땅볼에 그쳤다. 자신의 의도한 것과는 달리 평범한 땅볼 타구가 나오자 추신수는 방망이를 그라운드에 내던지며 스스로에게 분노를 표출했다,.
추신수의 방망이는 1-2로 뒤지던 5회에 터졌다. 투아웃까지 잘 잡은 후 위버가 연속으로 볼넷 2개를 허용해 추신수에게 기회가 왔다.
초구는 느린 커브였다. 추신수가 방망이를 낼 생각을 전혀 하지 않자 위버는 2구 역시 같은 코스, 같은 구질의 공을 던졌다. 마치 빠른 직구만을 노리겠다는 인식을 위버에게 심어준 추신수의 수 싸움은 성공했다.

추신수는 뚝 떨어지는 공을 그대로 걷어올려 상대 1루수 키를 넘겨 팬스까지 구르는 2루타를 때렸다. 2명의 주자는 모두 여유있게 홈으로 들어와 인디언스는 4-2로 역전에 성공했다.
순간 에인절스 스타디움을 찾은 많은 한인들은 추신수의 이름을 연호하며 기뻐했다. 무려 19타수 만에 나온 안타가 이날 승부를 가르는 결승타여서 더욱 기쁨이 배가 됐다.
상승세를 탄 추신수는 6회 2사 주자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았다. 상대 투수는 일본인 좌완 다카하시 히사노리. 추신수는 이번에도 초구부터 방망이를 휘둘렀다. 살짝 빗맞은 타구는 유격수 키를 넘겨 좌익수 앞에 떨어졌다. 전날 잘 맞았던 타구가 번번이 야수 정면으로 간 것과는 달리 행운이 따라 멀티히트가 됐다.
선발로 출전한 알렉스 화이트가 6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인디언스는 토니 십-비니 페스타노-크리스 페레스로 이어지는 불펜진이 팀의 22번째 승리(10패)를 지켜냈다.

<사진> 애너하임=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