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덩이'박현준, '박용택 배트에 주문을 걸다'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5.08 13: 59

'LG 트윈스에 박현준의 주문이 통할 것인가'.
올 시즌 LG 트윈스 최고 히트상품 박현준(25)이 '주장'박용택(32)의 배트를 잡고 팀과 자신을 위해서 도우미가 되어줄 것을 간절히 바라며 주문을 걸었다.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 등판하는 박현준은 하루 전 박용택의 부탁을 받았다. 박용택은 박현준에게 배트 헤드 부분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뜯고 그 자리에 매직으로 네가 쓰고 싶은 말을 쓰라고 했다.

박현준과 박용택은 지난 지난 3일 잠실 두산전에서 각각 9이닝 무실점, 그리고 연장 10회 결승 2타점 적시타를 합작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박용택의 한방에 박현준은 시즌 4승째를 거둘 수 있었고, 덕분에 둘 사이는 더욱 더 끈끈해졌다는 것이 현장의 이야기다.
박용택의 흰색 배트 3자루를 건네 받은 박현준은 어떤 말을 적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한참 동안 머리를 굴리던 박현준은 가장 먼저 '동점일 때 홈런치는 빠따(방망이)'라고 적었다. 8일 현재 16승13패로 2위를 달리고 있는 LG의 승리를 간절히 바라는 뜻이었다. 실제로 박용택은 올 시즌 4번 지명타자로 출장해 3할7푼4리의 고타율에 26타점을 올리고 있다.
두 번째 배트를 잡은 박현준은 이번에는 '지고 있을 때 홈런치는 빠따(방망이)'라고 적었다. 박용택은 올 시즌 홈런 7개로 단독 1위를 달리는 등 리그 최고 수준의 결승타를 날리고 있다.
마지막으로 세 번째 배트를 잡은 박현준은 한참을 고민하다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다른 때보다 더욱 더 정성스럽게 적기 시작했다. 내용은 '현준이 승투(승리투수) 만드는 빠따(방망이)'였다. 다 적은 박현준은 "3개 다 잘 적은 것 같다"면서 "안 지워지려면 햇빛에 잘 말려야 한다"며 정성스럽게 의자에 세워 배트 끝 부위 일광욕을 시작했다.
때마침 외야에서 수비 훈련을 마치고 1루측 덕아웃으로 들어오던 이대형은 박현준의 만행을 지켜보고서는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너 용택이형에게 걸리면 혼나"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현준은 "용택이 형이 쓰라고 해서 쓴 거다"라며 태연해했다.
조인성도 배트 끝 부분에 낙서가 되어 있는 것을 보고서는 한참을 웃더니 "별걸 다 한다"며 박현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잠시 뒤 박현준의 간절한 염원이 깃든 행동을 사진으로 확인한 박종훈 감독도 흐뭇한 미소를 지으며 최근 팀이 상승세를 타면서 선수들끼리도 더욱 더 잘 지내는 모습에 즐거워했다.
박현준은 오늘 삼성 선발 차우찬과 맞대결에서 "지난번 패배를 되돌려주고 싶다"며 강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과연 박현준과 박용택이 지난 두산전과 같이 힘을 합해 팀에 승리를 이끌지 주목된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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