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호 감독, "코리, 저런 용병 처음 봤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5.08 16: 01

"무조건 쉬라고 했는데 7,8회부터 갑자기 불펜을 왔다갔다 하더라".
 
이방인이 팀원으로서 투지를 불태우면 기특할 수 밖에 없다.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지난 이틀 간 5이닝을 던지며 2세이브를 올린 베테랑 우완 브라이언 코리(38)에 대해 이야기했다.

 
양 감독은 8일 잠실 롯데전을 앞두고 덕아웃서 "코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외국인 선수들을 만나봤지만 저런 선수는 처음이다"라며 코리에 대해 이야기했다. 시즌 개막을 선발로 시작했으나 이제는 스윙맨으로 뛰고 있는 코리는 지난 6일 4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올린 데 이어 7일에도 또다시 마운드에 올라 1이닝 무실점으로 세이브를 따냈다.
 
과거 90년대 말 임창용(야쿠르트)이 삼성 시절 세이브를 수확하던 때 이후로 보기 힘들어진 광경이었다. 워낙 투수 분업화와 투수 혹사 논란이 잇달아 나오는 현대 야구인 만큼 경기 내용만 보면 감독이 투수 혹사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 이미 지난 4월 고원준 혹사 논란에 휩싸였던 양 감독이다.
 
"무조건 쉬라고 했다. 그런데 7,8회부터 경기 내용이 긴박해지니 자기가 불펜으로 향하더라. 이거 감독을 또 혹사 논란에 빠뜨리려고 그러나 싶었다. 그런데 오늘도 상황되면 던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니 거 참".
 
"잘 던지면 기특한 것이고 못 던지면 영"이라며 농을 던진 양 감독이었으나 코리의 마음가짐만으로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분명히 알 수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7일 롯데는 좌완 강영식이 2군에 있는 상황서 임경완, 김사율, 김일엽 등 계투들을 동원해 9회를 막아줄 투수 면면이 보이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코리가 자청해서 몸을 푼 것.
 
"코리의 옵션은 사실 나도 모른다. 알 수는 있겠지만 감독이 그걸 알고 있으면 결국 선수 기용에 있어 신경쓰이게 된다. 선발로 나가다가 자신이 안 된다고 생각했는지 광주 KIA 원정 때 통역을 대동해 '날 전천후 투수로 기용해도 된다'라는 뜻을 밝혔고 그 이후 성적이 좋아지더라".
 
뒤이어 양 감독은 "대개 외국인 선수가 30대가 되면 몸을 사리게 마련인데 코리는 다르더라. 그동안 코치 생활을 하면서 여러 외국인 선수를 겪었지만 저런 친구는 처음이다"라는 말로 칭찬했다. 5월 들어 5승 1패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팀의 숨은 일등공신인 코리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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