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 "KBO 총재자리, 정치인 휴식처 아니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1.05.08 16: 47

"KBO 규약만 바꾸면 간단하다. 상식을 바꾸자".
김성근(69) SK 감독이 사퇴한 유영구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다시 복귀했으면 좋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김 감독은 KBO 차기 총재로 몇몇 정치인들이 거론된다는 말에 대해 "그 자리가 그 분들의 휴식처가 돼서는 안된다"면서 "한 사람이 만든 프로야구가 아니다. 600만 팬들을 비롯해 야구인들, 야구를 위해 봉사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밝혔다.

이어 "과거 총재보다는 유영구 총재를 다시 모시는 것이 낫지 않나. 600만 관중부터 9구단 창단, 야구장 건립, 아시안게임 우승, WBC 준우승 등 과거 총재들 중 그 분 만큼 야구에 공로한 사람이 없다"면서 "내 입장에서는 야구를 국민들 속에 집어넣은 분이라고 본다"고 유 전 총재의 공로를 높게 봤다.
특히 김 감독은 개인적인 생각이라면서 "KBO 규약을 바꿔서라도 복귀가 가능하도록 하면 좋겠다"면서 "발상을 바꿀 필요가 있다. 정치인 총재가 오는 것에 구단 사장들이나 단장들이 고민하지 말고 다시 데려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유 전 총재는 박용오 전 총재 이후 두 번째 민선 총재. 그러나 학교법인 명지학원 이사장 재직 시절 배임과 횡령 혐의로 구속돼기 하루 전인 2일 직무 수행이 어려울 것에 대비, KBO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김 감독은 "재판 결과는 모르지만 야구 발전을 위해서 '야구 공로자에게는 아량을 베풀 수 있다'는 취지의 문구를 넣으면 되지 않는가"라며 "유 전 총재가 아니면 야구계 안팎에서 싸울 것이다. 야구인들이 가까스로 하나로 집중돼 있는데 정치인들이 들어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거듭 강조했다. 다시말해 야구계로 오기 전에 있었던 잘못인 만큼 과감하게 덮고 KBO 총재직으로 있을 때의 공로를 생각해보자는 뜻이다.
또 "많은 야구인들이 탄원서 이야기를 하더라. 규약 등의 조치를 먼저 해놓고 일단 기다려보자고 했다"며 "야구를 위해 헌신한 유 전 총재를 다시 복귀시키는 것이 바람이자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상일 KBO 사무총장은 "야구규약 제 13조[임원이 해임 등], 제 14조[총재의 궐위시 조치]에 어느 정도 나와 있긴 하다. 하지만 이것은 규약상의 문제가 아니다. 총재님이 다시 돌아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면서도 "일단 조금 있으면 재판 결과가 나오기 때문에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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