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투' 류현진, "카네이션 대신 승리 선물했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8 20: 29

일주일 전 1일 대구구장.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은 홀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가 마운드에 올라가면 언제나 두손을 모아 기도하는 그의 부모님이 경기장에 없었다. 외할머니의 갑작스런 별세. 발인식을 지켜야 했던 부모님은 전화로나마 아들의 선전을 기원했다. 류현진은 보란듯 삼성을 제물삼아 9이닝 134구 1실점 완투승으로 값진 선물을 안겼다. 경기 후 그는 "하늘에서 외할머니가 도와주셨다"고 감사해 했다.
일주일의 시간이 흐른 8일 대전구장. 여느 때처럼 류현진의 부모는 대전구장을 찾았다. 오랜만에 찾은 아들의 선발 경기. 부모님은 일부러 아들에게 부담주지 않기 위해 경기 전 그를 만나지도 않았다. 그저 늘 앉던 지정석에서 아들의 투구를 바라봤다. 때마침 이날은 어버이날. 일주일 전 하늘나라로 가신 외할머니에게 값진 완투승을 선물했던 류현진은 이날 넥센을 상대로 7이닝 1실점 역투로 3승째를 따내며 시름에 잠겨있던 부모님에게 어버이날 최고의 선물을 드렸다.
7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 총 투구수는 101개였으며 직구 최고 구속은 150km가 나왔다. 28타자를 상대로 20차례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을 정도로 정교하면서 공격적이었다. 1회 이후 볼넷은 단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직구(61개)를 중심으로 체인지업(20개)·슬라이더(13개)·커브(7개)를 적절히 섞어 던졌다. 팀 타선도 오랜만에 8득점이나 지원하며 류현진의 양 어깨에 놓인 부담을 덜어줬다.

류현진은 "경기 전에는 부모님을 뵙지 못했다. 카네이션을 달아드리지 못했지만 승리를 한 것으로 대신하겠다"며 웃어보였다. 이어 "경기 초반에는 안 좋았다. 지난 경기에서도 그랬지만 왼쪽 발가락이 좋지 않아 힘을 제대로 실을 수 없었다. 하지만 2~3회 지나면서 괜찮아졌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최근 4경기 모두 7이닝 이상 던지고 있다. 체력적인 부담에 대해 류현진은 "그런 건 전혀 없다. 오늘은 점수차가 많이 났고 여유가 있었다. 타선이 11점을 뽑아줘 감사하게 생각한다. 매일 이렇게 도와줬으면 좋겠다"며 껄껄 웃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류현진은 9이닝당 평균 2.6점밖에 지원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날은 류현진이 마운드에 있는 동안 한화 타선이 9점을 화끈하게 지원했다.
시즌 3승(4패)째를 거둔 류현진은 평균자책점도 4점대(4.35)에서 3점대(3.91)로 끌어내렸다. 류현진의 가장 큰 목표는 2점대 평균자책점. 어차피 내려갈 평균자책점은 내려간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