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안타를 못치는 타자에게 감독은 실망을 한다. 격려도 하지만 대부분의 감독들은 질책한다. 그리고 엔트리에서 제외하기도 한다.
그러나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의 입에서 믿을 수 없는 대답이 나왔다.
박 감독은 8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8-4로 재역전승을 거둔 뒤 "오늘은 윤진호 덕분에 우리가 이겼다"면서 "윤진호를 맘껏 칭찬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윤진호는 지난달 말 주전 유격수 오지환을 대신해 유격수로 출장해 12경기에서 17타석 16타수 1볼넷 1득점을 기록 중이다. 안타가 아직까지 하나도 없다.
8일 삼성전에서도 9번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한 윤진호는 4타석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삼진도 두 차례나 당했고, 딱 한차례 볼넷을 골라 나갔다.
그러나 지난 12경기에서 첫 볼넷이, 그것도 처음으로 1루에 나간 것이 LG로 하여금 차우찬을 무너뜨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기에 박종훈 감독은 윤진호를 칭찬하지 않을 수 없었다.

윤진호는 지난 2009년 인하대를 졸업하고 신고선수로 LG 유니폼을 입었다. 타격에서는 재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수비에서 만큼은 오지환보다 안정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 코칭스태프들의 평가다.
박종훈 감독도 이날 윤진호가 9회까지 풀타임으로 뛰면서 실책 없이 2루수 박경수와 함께 내야를 안정되게 지킨 점을 높게 평가했다.
윤진호는 지난 24일 1군 엔트리에 재등록됐고, 29일 오지환이 오른쪽 손바닥 부상을 당한 뒤 상태팀에서 좌투수가 선발로 등판할 경우 유격수로 출장하고 있다.
지난 1일 잠실 넥센전에서 실책을 범하기도 했으나 이후 더 이상의 실책도 없이 견고한 글러브질을 보여줘 수비에서 만큼은 오지환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게 하고 있다.
현재 오지환은 오른쪽 손바닥 부위 통증으로 재활 치료를 받고 있다. 박종훈 감독은 "상황을 조금 더 지켜보면서 복귀 시점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으나 현재 LG가 공격력에서 만큼은 8개구단 전체를 통틀어 1위를 달리고 있어 서두를 이유는 없다.
LG는 오지환의 갑작스런 부상에 한숨을 내쉬었지만 돌아보면 안정된 수비력을 지난 윤진호를 재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 되었기에 기회 비용 측면에서는 결코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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