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궤도' 류현진, "역시 직구가 좋아야 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9 07: 29

괴물이 완벽하게 기지개를 켰다. 이제 거칠게 없다. 완전히 정상궤도에 올랐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최고투수의 위용을 떨치고 있다. 류현진은 지난 8일 대전 넥센전에서 7이닝 3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3승(4패)째를 따냈다. 아울러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 행진까지 이어갔다. 10점대로 시작했던 평균자책점도 어느덧 3점대(3.91)까지 끌어내렸다. 과연 류현진은 괴물이고, 내려갈 평균자책점은 내려간다는 진리가 입증되고 있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다운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류현진은 "체력적인 부담은 전혀 없다"고 자신했다. 특유의 강약 조절을 통해 이닝을 거듭할수록 볼 스피드가 빨라지는 류현진만의 스타일이 되살아난 것이다. 특히 직구의 비율이 많이 늘어났다. 류현진은 "직구를 많이 던지고 있다. 항상 직구가 좋아야 변화구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래서 직구 위주로 던졌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날 경기에서 류현진의 101개 중 61개를 직구로 던졌다. 직구 비율이 60.1%였다.

시즌 초반 2경기에서 류현진은 직구 비율이 높지 않았다. 직구 구위가 좋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첫 2경기에서 류현진은 214개의 공을 던졌는데 직구는 112개로 그 비율이 52.3%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후 5경기에서 뿌린 588개의 공 가운데 직구가 362개로 비율이 61.6%로 크게 올랐다. 직구 구위가 살아나면서 비율을 높였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체인지업·슬라이더·커브 등 변화구의 효과도 극대화됐다.
넥센전도 그랬다. 이날 류현진은 총 8개의 탈삼진을 잡았다. 빠른 직구로 던진 뒤 결정구로 변화구를 던져서 잡은 삼진이 4개였고, 반대로 변화구로 유인한 뒤 빠른 직구로 허를 찌른 게 4개였다. 모두 직구의 구위가 살아있기 때문에 상대하는 타자로서는 곤혹스럽기 그지없었다. 이날 류현진에게 삼진 3개로 철저하게 당했던 알드리지는 6회 초구 체인지업에 헛스윙한 뒤 2구 바깥쪽 148km 강속구가 들어오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구위가 살아있기에 상대적으로 타자가 느낄 구속 차이와 각도 차이가 더 컸던 것이다.
최근의 젊은 톱클래스 투수들은 하나 같이 변화구 장착에 욕심을 내고 있다. KIA 윤석민은 이순철 해설위원으로부터 "변화구를 너무도 많이 던진다"며 공개적으로 질책 아닌 질책을 받았고, SK 김광현도 변화구에 욕심을 내다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변화구를 너무 많이 던질 경우 직구의 위력이 무뎌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 그래서 야구인들은 "힘이 있을 때 힘으로 승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류현진도 직구 구위가 살고 그 비율을 높인 뒤부터 서클체인지업을 비롯한 변화구의 위력이 배가 됐다.
류현진은 최근 4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하고 있다. 6이닝 3자책은 류현진의 기준이 아니다. 4경기 모두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 퀄리티 스타트 기준을 7이닝 이상 2자책 이하로 높인다면 '류리티 스타트'라고 명명해도 이상할 게 없다. 류현진은 '정상궤도에 올랐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자신있게 답했다. 직구의 부활과 함께 괴물의 본격적인 지배가 시작됐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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