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훈, "예전만 못하다는 말, 듣고 싶지 않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5.09 10: 29

"군대 다녀온 후 예전만 못하다는 소리는 듣고 싶지 않았다".
한화 '명품수비' 한상훈(31)의 방망이가 뜨겁다. 한상훈은 지난 8일 대전 넥센전에서 4년만의 홈런 포함 3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데뷔 첫 5타점 경기까지 펼쳤다. 이날 경기뿐만이 아니었다. 5월 이후 7경기에서 20타수 8안타 타율 4할로 불방망이를 휘두르고 있다. 최근에는 타순도 2번까지 치고 올라갔다. 트레이드마크인 수비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한상훈의 존재가치가 빛을 보고 있는 것이다.
마침 이날 경기에서 그의 어머니가 처음으로 아들이 뛰는 대전구장을 방문했다. 집이 서울인지라 대전구장을 찾을 일이 없었다. 마침 이날은 어버이날. 4년만의 홈런과 데뷔 첫 5타점 경기를 어버이날 대전구장을 처음 방문한 어머니 앞에서 펼쳐보였다. 그 자리에는 그의 아내와 갓 백일 지난 둘째딸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는 경기 후 "나보다 다른 선수들이 더 잘했다"며 스스로를 낮췄다. 자신의 등번호보다 유니폼 가슴에 새겨진 팀명을 중시할 줄 아는 남자인 것이다.

사실 한상훈은 요즘 몸이 안 좋다. 지난 5일 대전 SK전에서 이승호(37번)에게 사구를 맞은 뒤 오른쪽 견갑골에 통증을 느끼고 있다. 8일 경기에서 사이클링 히트에 2루타 하나를 남겨두고 대수비로 교체된 것도 보호 차원이었다. 한상훈은 "사구를 맞은 곳은 진짜 아프다. 그래도 어쩌겠나. 안 좋아도 해야 한다"고 했다. 그 독기로 4년만의 홈런을 터뜨렸다. 한상훈은 "몸이 안 좋은데 그 덕분에 힘을 빼고 친 것이 잘 된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지난 2008시즌 종료 뒤 2년간 공익근무요원으로 복무한 한상훈은 2년간의 공백기를 찾아볼 수 없는 모습이다. 올해 30경기에서 타율 2할6푼9리 1홈런 6타점 6도루를 기록 중이다. 데뷔 후 최고 타율에 도루도 가장 많다. 수비에서도 2루·3루·유격수를 내야 전포지션을 넘나들며 지키고 있다. 한대화 감독은 "한상훈이 정말 열심히 한다. 수비도 내야를 전부 볼 수 있기 때문에 방망이가 조금 더 잘 맞으면 정말 좋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한상훈은 "군대를 다녀온 후 이상해졌다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타격이 여전히 약하네', '수비는 둔해졌네' 같은 말을 듣고 싶지 않았다. 나름대로 준비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2년간 꾸준히 웨이트 트레이닝 하고 근무를 마친 뒤 홀로 인근 대학 훈련장에서 타격에도 전념했다.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입대 전과 비교할 때 부담이 없어졌다. 잘해야겠다는 생각은 같지만 부담감이 많이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2년간의 공백기가 느껴지지 않는 활약상. 그래도 2년 전 그대로인 것은 흙먼지로 더러워진 유니폼에서 나타나듯 포기하지 않는 근성과 파이팅이다. 어느덧 팀의 중고참이 돼 선후배들의 가교 역할까지 부지런히 하고 있다. 그의 존재가 있어 한화도 더없이 든든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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